[사설]

 

요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로 우리사회의 기부문화와 기부금의 관리와 사용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일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아래 모금회)는 기부금을 관리하는 전국단위의 기구로, 설립될 때 국민들의 신뢰를 받았지만 기부 재원을 직원들의 유흥비와 레저비용 등으로 사용하면서 그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가치 있게 사용돼야 할 성금을 그 모금 단체에서 유용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모금회는 소외된 이웃들을 돕는다는 신뢰 하에 국민들이 모은 성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 어느 곳보다 성금의 관리와 사용에 대해서 깨끗해야만 했다. 그러나 모금회 직원들은 국민들의 신뢰를 져버리고 국민들의 성금을 마구잡이로 개인 이익을 위해 유용했다. 따라서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국민의 실망감과 분노에 대처하기 위해 모금회는 모금액을 실시간 공개하고 시민감시기구를 구성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쇄신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긴급처방만으로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에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2월부터 예정된 ‘희망 2011 나눔 캠페인’ 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국민들의 성금이나 기부금은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 우리대학교도 외부에서 많은 기부금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신뢰성 문제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게다가 우리대학교도 기부된 재산의 용도변경이 문제시 돼 논란의 대상이 된 경험이 있다. 물론 기부를 받은 후 오랜 세월이 흘러 환경이 변하면 기부금이 사용될 목적도 변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 법 제도 등의 변화로 인해 기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예로 삼애캠에서 불거졌던 문제를 들 수 있다.  

모금회 사건 등에서 파생한 이러한 논란 속에서 우리대학교는 ‘기부금은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기부금을 불투명하게 관리해 신뢰를 잃게 되면 그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기부란 기부자와 사회의 신뢰가 함께 할 때 그 가치가 더 빛이 난다. 따라서 이번기회에 우리대학교도 기부금이나 기부재산이 처음 기부된 목적에 맞게 관리 및 사용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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