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연세춘추 기획취재면은 학내 사안에 대한 심층취재를 통해 건설적인 비판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후속보도의 부재로 기획기사가 단발성에 그친다는 문제의식에서 '기획취재, 그 후'기획을 마련했다. 2010년 한 해동안 기획취재에서 다룬 기사를 되짚어보고, 기획취재부가 어떠한 변화를 일궈냈는지 알아본다.

 

[1597호] 연고전 이겼어도 체육시설은 그대로
[1624호] 학생들도 모르는 학생회관의 불편한 진실

그간 체육관은 교양 체육 강의도 수용하기 벅찰뿐더러 탈의실이 존재하지 않아 학생들의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학생회관(아래 학관) 역시 리모델링이 완료된 1층을 제외하고 학생들의 자치공간인 3, 4층은 방치돼 매우 지저분하고 시설들 역시 매우 낡은 상태다.

체육관의 경우 지난 3월경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된다는 계획이 수립됐다. 착공이 계속 미뤄지다가 오는 12월 20일부터 2011년 8월 31일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체육관의 구기장이 개선되고 관람석과 동아리방이 확충된다. 관재처 류필호 부처장은 “체육관은 기존 건물의 리모델링과 함께 48평 규모의 건물 증축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관 리모델링은 29일(월)에 실시하는 엘리베이터 신설공사를 시작으로 오는 2011년 5월 15일까지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류씨는 “리모델링의 범위가 당초 무악극장과 푸른샘에서 2, 3, 4층으로 확대되면서 많이 늦어졌지만 건물 외부까지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사로 체육관과 학관에는 모두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신설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이 시설들을 불편하게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장애인 학생들의 시설 이용도 용이해 질 것으로 보인다.

교내 설치된 비상전화 12개 중 9대가 교체됐다.

 

[1643호] ‘연대 패륜남ʼ 수사 안한다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내·외부적으로 모두 폭력에 노출돼있다. 폭력의 범위도 정신적 폭력부터 언어 폭력, 물리적 폭력까지 다양하다. 학생, 교수, 교직원 등 누구라도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동시에 피해자도 될 수 있다. 학교 측에서는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학내 곳곳에 비상벨과 비상전화를 설치해 두고 있다. 하지만 비상전화는 총 12대 중 4대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비상전화의 설비는 학술정보원 정보통신운영팀에서 전담하고 있고 총무처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정보통신운영팀의 한 관계자는 “보도가 나간 뒤 전화기를 대부분 교체했다”고 말했다. 현재 비상전화는 증설된 것은 없지만 기존의 것들이 고장 없이 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무처 윤문식 차장은 “매일 경비팀에서 학교를 순찰하면서 비상전화 또한 관리하고 있다”며 “12대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새벽에는 무악1학사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로비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경찰까지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아직까지도 우리 주변에서 폭력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학교 측은 폭력에 대한 예방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고 폭력이 발생했을 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외솔관 옆 벤치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1644호] 자욱한 담배연기, 실종된 출입구

흡연자들이 우리대학교 내 건물 출입구에서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흡연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공과대에서는 실내에서도 종종 흡연이 이뤄지고 있었다. 문과대 역시 ‘담배 계단’이라고 불리는 공간이 있을 만큼 출입구가 흡연 구역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흡연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했다.

현재 문과대는 외솔관 출입구와 오른쪽 벤치가 있는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또한 휴지통을 금연구역 반대편으로 옮겨 흡연자들을 한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담배 계단’이라고 불리던 종합관-외솔관 연결통로에 위치한 출입구와 위당관 1층 출입구, 종합관 3층 출입구에도 금연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게시해 둔 상태다. 47대 문과대 학생회장 신희식(사학07)씨는 “학내 전체적으로 금연구역을 지정하는 것이 올해의 분위기인 것 같다”며 “학생들의 반응 또한 좋다”고 말했다.

한편 흡연문제가 심각했던 공과대도 최근 제1공학관과 한울샘 사이 출입구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출입구에서 약간 떨어진 곳을 흡연구역으로 설정하고 재떨이를 마련했다. 47대 공과대 학생회장 김창민(세라믹·08)씨는 “흡연자들이 건물의 출입구에서 흡연을 하는 바람에 비흡연자들이 피해를 입어 흡연구역을 따로 설정했다”며 “앞으로 흡연구역이 더 확대될 수 있도록 차기 학생회에게 이월한 상태”라고 말했다.

건축공학과 실습실인 우유처리장의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1608호] 우유처리장에서 실습하는 건축공학과는 ‘세입자’신세?

기사에서는 설계수업 분반이 늘어나면서 마땅한 실습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우유처리장을 설계 실습실로 사용하고 있는 건축공학과 학생들의 실태를 다뤘다. 우유처리장은 북문 근처에 위치해 수업동과도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설계실 내부의 시설도 매우 열악하다.

현재 신촌캠은 공간 확충을 할 수 있는 부지가 채 10평도 되지 않는다. 이에 건축공학과장 최문규(공과대·건축공학)교수는 “신촌캠의 일부가 국제캠(송도)으로 이전하면 학교에 설계실 확장을 요구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대신 학과에서는 실습실 내부 환경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며 “실습 기자재와 프린터기, 냉난방 시설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수업할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하여 우유처리장에서 실습을 해야하는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건축공학과 학생회장 박세진(건축공학·04)씨는 “현재 상황에선 공간 마련을 학교 측에 요구하는 것보다 그나마 있는 공간을 개선시키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박씨는 “우유처리장실에는 인터넷도 되지 않았으나 정보통신처와 2개월 가량 협의한 결과 지난 3월 경에 네스팟존을 설치했다”며 또한 “그간 학생들이 도맡았던 청소 역시 과사무실에서 용역 업체를 고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635호] 학생 1인당 교육비 2천362만 원… 우리대학교 교육수준도 1위?
[1646호] 베일에 ‘쌓인’ 적립금… 진실은?

우리대학교 연간 등록금은 907만 5천 원으로 서울 소재 사립대학 중 2위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액수의 등록금은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린 후 학생들에게 통보만 할 뿐 등록금 책정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한 우리대학교 적립금은 2009년에 3천 933억 원에 다다랐다. 매년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학교 측은 축적 과정의 상세내역을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학생들은 적립금을 사용하는 것이 등록금 인하의 한 방편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늘어나는 적립금과 인상되는 등록금에 대해서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다.

참여연대 이진선 간사는 “천문학적인 액수 이외에도 연구적립금의 비율은 매우 낮고 건축을 비롯한 기타적립금의 비율이 대부분인 것이 문제”라며 “적립금의 사용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우리대학교 총학생회와 함께 지난 2009년 말부터 학교 기금의 사용내역의 투명한 공개를 위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씨는 “알권리를 인정한 법원이 2심까지 승소했다”며 대법원 판결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재판에 대한 학교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했다. 등록금과 관련해서 이씨는 등록금 심위 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고등교육제정법에 따라 등록금은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며 “등록금심의위원회에 학생들의 참여를 늘려 일방적인 통보에 그친 지금까지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1626호] 슬기샘·맛나샘 이용하는 당신, 생협 일원임을 알고 있나요?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은 지난 1983년 학생 복지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하루 1만여 명의 학생들이 생협을 이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협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희박하기만 했다. 학생들이 스스로를 조합원이 아닌 단순 소비자로 생각하기 때문에 생협 의사결정에 미치는 학생들의 영향력 또한 적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 지난 5월에는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생협국, 학생복지위원회가 공동으로 기획해 조합원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또한 조합원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10월에는 네 차례에 걸쳐 생협 학교가 열렸다. 하지만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조합원으로서 학생들의 역할 수행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에 생협 김민우 부장은 “학생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는 것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합원으로서 학생들의 역할은 앞으로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협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커지고 있고 생협 의사결정에 학생들이 과거보다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학생 조합원의 요구로 슬기샘의 모든 도서가 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고 프레프레의 전 메뉴도 300원이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들이 자신 스스로를 조합원으로 인식하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김 부장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생협에 대한 공부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우리도 학생들이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실무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인, 주혜민 기자 hall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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