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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아] 치명적인 반값의 유혹, 지금은 소셜 커머스 시대!
  • 이영빈 기자
  • 승인 2010.11.20 20:37
  • 호수 1649
  • 댓글 0

*기획의도
‘페디아(Pe:dia)’는 'Ped'[발을 의미하는 접두어, 예: Pedicure, Pedal]와 'Media'의 합성어로, 발로 뛰며 매체를 이해한다는 의미의 매체탐방 꼭지입니다.

빼빼로 데이를 맞은 세순이는 데이트 준비에 여념이 없다. 눈 뜨자마자 홍대의 한 뷰티샵으로 향한 세순은 5만원 상당의 피부관리를 1만 5천원짜리 쿠폰을 내고 받는다. 피곤이 싹 풀리는 느낌에 온몸이 나른해진다. 60% 할인을 받아 2만원에 산 수제 빼빼로를 지난 이틀 동안 만드느라 잠을 못 자 피로가 누적된 까닭이다. 빼빼로를 받고 기분이 좋은 연돌이, “오늘은 내가 쏜다!”고 외친다. 그런 그가 내민 것은 단돈 5천700원에 추억의 도시락과 전통차를 즐길 수 있는 쿠폰. 이렇듯 제 값을 주고 비싼 기념일을 보내는 ‘된장남녀’는 이제 한 물 갔다. 바야흐로 ‘쿠폰족’의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 시대다.

할인이여 내게로 오라

원래대로라면 10만원이나 지출했을 돈을 3만 5천원으로 절감한 세순이의 사례처럼, 소셜 커머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가히 파격적이다. 덕분에 사업 시작 6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든지, 하루 매출의 15억원에 달성했다는 등의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대체 소셜 커머스가 뭐기에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행진을 이어가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소셜 커머스는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모든 상거래’를 뜻한다. 페이스북의 플레이스 딜이나, 블로그 공동구매, 그루폰* 모델의 사이트 등이 그 예로, 소셜 미디어 내 상거래 방식과 소셜적 요소의 영향력 정도에 따라 소셜 커머스에도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국내에서는 그루폰 모델이 대부분이기에 소셜 커머스는 그 유사 서비스들을 지칭하는 관용적인 말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소셜 커머스의 메커니즘은 간단하다. 단 하루, 단 하나의 서비스만 소개하기 때문에 지역 기반 서비스업체들은 그 지역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소비자들은 그날그날 ‘기꺼이’ 구매에 동참하는 것이다. 게다가 일정 인원이 모여야 할인가가 성립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이용해 자발적으로 홍보에 나서 대량의 공동 구매를 성사시킨다. 바로 이 부분이 기존의 공동구매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최준호 교수(정보대학원·미디어컨텐츠)는 이를 “소비자들이 뭉쳐 기업에 대해 가격 협상력을 더 많이 갖게 되는 것”이라 소개했다. 이런 입소문 효과 때문에 입점 업체들은 할인금액은 물론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 돌아가는 20~30%의 중계료를 감수하고서라도 소셜 커머스를 찾는다. ‘기술문화연구소’ 류한석 소장은 이런 점에서 소셜 커머스를 “상거래를 가장한 새로운 형태의 광고”라고 정의했다. 요컨대, 소비자들은 파격적인 가격에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어 좋고, 입점 업체는 광고 효과를 얻어 좋으며, 소셜 커머스 기업 또한 수수료 등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좋은, ‘윈윈’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한국형 소셜 커머스가 몰려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소셜 커머스가 기본적으로 그루폰 모델을 그대로 베껴왔다는 점에서 비판적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의 업체들은 한층 더 고차원적인 마케팅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오직 글만으로 상품을 소개하던 기존의 그루폰 모델에서 벗어나 사진, 영상, 배경음악까지 더해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것이다.
이 메커니즘을 최초로 국내에 뿌리내린 소셜 커머스 업체는 바로 ‘티켓몬스터(아래 티몬)’다. 이런 시각적인 플랫폼을 통해 티몬은 창업한지 5개월도 되지 않아 10월 매출만 약 25억원, 누적 매출 72억원을 달성하며 업계 1위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62% 방문자가 페이스북을 방문했고, 88%가 네이트온을 함께 사용했다고 하니 네티즌들의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놀라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소셜 커머스 시장도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티몬의 김동현 이사는 “처음에는 입점 업체들에게 사업 모델을 이해시키는 것조차 너무 어려웠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생소한 비즈니스 모델이었을 뿐만 아니라, 수익 구조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체 사장들은 왜 손해를 감수하고 50%나 할인해줘야 하는지 공감하지 못 했던 것이다. 그러나 점차 광고 효과를 보자 이제는 적지 않은 업체들이 먼저 소셜 커머스와의 연계를 모색한다.

소셜 커머스도 싼 게 비지떡?

지난 3월 국내에 첫 소셜 커머스가 등장한 이후 100여 개의 업체가 뛰어 들어 시장은 이미 과열 상태다. 이렇듯 워낙 급속도로 성장한 소셜 커머스 시장이기에 속속들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 이렇다 할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대체 맛과 양에 비해 원래 가격이 비싼 건지, 쿠폰족이라 홀대한 건지 서비스가 전혀 만족스럽지 못했어요.” 임정욱(정보산업·06)씨는 지난 9월, 어느 한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 와플 세트를 구매했던 경험에 불만을 성토했다. 실제로 몇몇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는 이런 불만족스러운 소비자의 건의 글이 더러 올라온다. 류 소장은 “모든 그루폰 유사 사이트들이 하루가 지나면 환불을 해주지 않아 처음 제시된 것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추가주문을 강요하는 등 서비스의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입점 업체에 대해 사후 관리를 잘 하는 업체를 선별해 현명하게 소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단 좋은 품질의 상품을 조달·제공할 수 있어야, 소셜 커머스가 국내 유통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단순히 가격에 혹한 고객들이 이제 품질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티몬 또한 이런 측면에 굉장히 신경 썼기에 현재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김 이사는 “‘구매자가 50%의 가격으로 구매했지만 실제로 120, 130% 만족했을 때 티몬뿐만 아니라 사장님 가게의 가치가 올라간다’고 입점 사업체들에게 지속적인 설득과 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진짜 ‘소셜’ 커머스가 진정한 승자다

소셜 미디어와의 유기적인 연계를 강화하는 것도 관건이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친구에게 알리면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그루폰과 달리 국내 유사 사이트들은 단순히 링크만 걸어 놓는 등 소셜 미디어와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최 교수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어 그렇다”며 “향후 소셜 커머스에서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개인이 지인으로부터 얻는 정보에 대해 일반 인터넷상의 정보보다 훨씬 큰 신뢰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팔로워나,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친구의 구매는 자연스레 나의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 교수는 “구매력이 있는 것은 물론, 지인들에게 영향력이 큰 인맥의 중심인 ‘소셜 허브’들에게 효과적으로 마케팅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지인들로 받는 동조 압력, 수량 한정, 시간 제한 등 고도의 심리 마케팅을 복합적으로 잘 아울러 소비를 이끌어내는 것 역시 앞으로 소셜 커머스 발전의 핵심이다.

무궁무진한 가능성, 발전은 현재진행형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셜 커머스는 초기 단계이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류 소장은 올해 500억원 정도였던 시장 규모를 내년에는 대략 3천억원으로 예상하며 이 업계에 엄청난 시장이 형성될 것이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전적 가치 외에도 상대적으로 광고 수단이 한정된 지역기반 서비스를 발굴하고 육성시키는 가치도 지녀 전망이 밝은 까닭이다. 소셜 커머스가 새로운 마케팅과 서비스에 목말라하던 국내 소비자들의 갈증을 속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성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그루폰: 그루폰(http://www.groupon.com)은 지역별로 하루에 한 개의 상품을 반값 이상의 파격적인 할인율로 판매하는 미국의 사이트를 말한다.



이영빈 기자 yblee90@yonsei.ac.kr
일러스트레이션 박수연

이영빈 기자  yblee9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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