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내구성원들의 기초질서 미준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아직도 선진 시민의식에 다다르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우리대학교가 차지하는 사회적 위상에 비해 구성원들의 기초질서 준수의식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초질서 준수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편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심각해 보인다. 교육기관인 우리대학교에서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하지만 단지 현 상태가 편하다는 이유로 교육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최근 「연세춘추」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교내의 주차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달할 정도로 무질서하다. 이는 신촌캠과 원주캠 모두에 해당한다.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량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우리대학교 구성원 모두의 건강과 안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게다가 한 학교기관은 사리에 맞지 않게 편법으로 정기주차권을 발급받도록 하여 문제가 되었다. 그 문제의 핵심은 정기주차권 발급과정에서 주차권을 발급받은 후 등록을 취소하는 것을 방치함으로서 비교육적 행위를 학교 측에서 묵인한 결과가 돼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데 있다.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결국 승용차를 타고 다닐 수 있는 학생들에게 정기주차권을 이용할 수 있는 편법을 가르쳤고, 이로 인하여 승용차를 타고 다닐 수 있는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을 차별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했다.

이러한 문제는 학교 당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교직원들도 시간이 급하고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빈 주차장이 있음에도 가까운 주차금지구역에 주차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와 같은 행위는 교육자로서 행할 일이 아니다. 학생들도 보고 배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진 학생들에게는 민주적 시민에게 요구되는 기초질서준수의식이나 인성형성에 필요한 교육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대학에서 하는 시민의식교육과 실제 기초질서준수와 괴리가 생긴다면 그 교육은 문제가 있다. 세계적으로 명망이 나 있는 대학은 그 대학의 교육과 연구업적은 물론 가르치는 학생들의 인성도 중요시한다. 그동안 우리대학교는 외형적인 대학순위 올리기에 치중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이제라도 기초질서 교육은 인재교육의 기본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느 곳에 있는지부터 파악해서 개선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