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이행 점검 결과 양 캠 총학생회 모두 실효 있는 성과 이끌어내지 못해

▼신촌캠
지난 2009년에 치러진 47대 총학생회(아래 총학) 선거에서는 6개 선본이 출마해 각축전을 벌였다. 이중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변화의 조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you>가 31.7%의 지지율을 얻어 당선됐다. 지난 1년간 총학은 얼마나 당신의 삶에 주목했을까.

“학생 복지 노력 긍정적”


「연세춘추」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가장 많은 수의 학생들이 총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 ‘학생 복지 노력’을 꼽았다. 실제로 총학은 중앙도서관(아래 중도)에 ATM 설치를 이뤘고 생협 연계 활동을 벌였다. 9월에는 슬기샘에서 도서 5% 할인 판매가 실시됐으며 식당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학생회관 2층 프레프레의 전 메뉴가 300원씩 할인됐다. 입찰이 마무리되는 대로 학생회관 리모델링에 들어갈 예정이다. 비록 새로운 공간을 만들거나 5층을 증축하는 공약은 이뤄지지 못했으나 리모델링 자체는 이룬 셈이다. 이외에도 애초에 내걸었던 공약은 아니었지만 you 멤버십 카드 발급과 셔틀버스 증설은 학생들의 만족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일부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에만 그치고 말았다. Y-BRO에 관한 내용은 임기 중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 또한 중도 공기청정기 설치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총학생회장 정다혜(사학·06)씨는 “Y-BRO의 경우 선거기간 중에 학교 측에서 KT측과 3년 기간의 재계약을 하는 바람에 추진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중도 공기청정기 설치는 리모델링으로 인해 무산됐다”고 말했다.


공감대 형성에는 노력했지만…


정씨는 총학의 활동을 “학생들에게 마주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과 함께하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2010년 동안 총학은 △주거권 △등록금 △취업 △교육권의 개선을 추진했다. 하지만 총학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설문 결과에서도 ‘공약 이행 미비’가 총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됐다.

총학은 주거권 확보를 위해 △임대주택 건설 △하숙비 지원 실시 △자취방 보증금 저금리 대출 등의 세부 항목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중 이뤄낸 실질적인 변화는 하나도 없다. 총학은 임기 초 주거 실천단(아래 실천단)을 구성했으며 서명운동과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지난 4일 기숙사 건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끝으로 실천단의 공식 활동은 막을 내렸다. 민경환(법학·04)씨는 “아이디어와 시도는 좋았으나 단독으로 이뤄내기는 어려웠던 공약”이라며 “학교와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많이 거쳐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 공약에 대해 정씨는 “주거권은 문제제기를 통해 학내뿐만 아닌 사회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등록금 관련 세부 공약은 △장학기금 쿼터제 도입 △휴학 전 등록금 미리내기 제도 △저소득층 학비 지원 등이다. 이중 지켜진 공약은 학교로부터 얻어낸 10억 원의 장학금을 통한 저소득층 학비 지원뿐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등록금 2.5% 인상 후에 이뤄진 것이며 매년 지속될지는 미지수로 남는다. “비록 장학금을 얻긴 했지만 등록금 동결을 막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는 김아무개씨의 말처럼 학생들은 총학의 행보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에 정씨는 “등록금 인상은 이미 학교 측에서 결정된 사안이었으며 타협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학은 △청년고용할당제 제안 △대졸초임삭감 철회 행정소송 제안의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총학의 취업 관련 공약을 알지 못한다”는 유병일(정보산업·06)씨의 말처럼 공약들은 임기 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정씨는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체는 정부와 기업이기에 단독적으로 나서기엔 부족했다”며 “역량에 한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환경 변화를 위해 총학은 △강의평가 공개 △강의실 환경개선 △불필요한 영어강의·대형강의 축소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이뤄낸 것은 없다. 여름방학에 공개된 강의평가 역시 총학이 얻어낸 결과가 아니다. 정씨는 “학교에서 공개한 강의평가는 대학평가를 위한 것이기에 총학이 주장한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학교가 결정한 절대평가 폐지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기에 교육환경 변화를 이룰 여력이 없었다”고 밝혀 결국 교육환경 개선 공약 이행이 실패했음을 드러냈다.

 

▼원주캠
학생들과 통하겠다던 24대 <통(通)하는>총학의 임기가 끝났다. 단선으로 출마해 당선된 총학이라 일부 학생들의 우려가 있기도 했다. 우려 속에 출범한 총학의 지난 1년 간 활동은 어땠을까.
총학의 주요 공약은 복지부문 : △러브카드 제도 유지 △학사포탈을 이용한 강의실 및 세미나실 대여 △학생식당 카드이용 △기숙사 상비약 판매대 설치 △교내 셔틀버스 확대운행 추진과 교육 부문 : △학점포기제 도입 △등록금 문제 해결 △건의통 개설 등이 있다.


가장 중점을 둔 공약은 복지


총학은 복지를 중요하게 여긴만큼 복지와 관련한 공약들이 많았다. 러브카드 제도 유지 공약은 기존의 러브카드보다 더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혜택이 추가돼 학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원주캠 학생들을 상대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학이 가장 잘 이행한 공약으로 ‘러브카드 개선’이 꼽혔다.

또한 총학은 연세프라자에 새로 생긴 아름샘이나 아워홈에 카드결제기 도입을 건의해 카드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다미샘이나 학생회관 식당은 카드결제기가 안쪽에 설치돼 있어 사람이 없으면 사용이 어려워 학생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총학은 연세프라자나 기숙사에도 상비약 판매대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약국 외의 장소에서 약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약사법 때문에 좌절됐다.

원주캠 학생들이 가장 소망했던 교내 셔틀버스 확대 운영 공약은 이행되긴 했으나 그 잡음이 만만치 않다. 한촌까지 범위를 확대시켰고 운행 횟수를 늘렸다. 그러나 학생들은 교내 셔틀버스 운행에 대해 불만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개씨는 “버스가 백운관으로 갈 때도 있고 안 갈 때도 있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성과는 없지만 지속적인 건의로 의견 전달해


학사포탈을 이용한 세미나실이나 강의실 대여 공약은 단과대 건물마다 빌릴 수 있는 세미나실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해결 되지 않았다. 또한 신촌캠과의 학사포탈 통합 때 대여 프로그램을 추가 하겠다는 확답을 받았지만 통합시기가 지연돼 임기 내에 성과를 보지 못했다.

학점 포기제는 신촌캠의 절대평가 변경으로 인해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의 아쉬움을 샀다. 원주캠 특성상 교육 행정은 신촌캠과 같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RC프로그램 제도 개선 문제는 지속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총학은 담당직원과 앞으로의 발전방향 및 동아리 활동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마스터교수와 학생들의 전공을 일치시키겠다는 공약은 멘토 교수제로 대체됐다.

공개방송 및 콘서트 유치는 임기 초반 많은 시도를 했으나 사실상 무산됐다.신촌캠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내려올 수 없다는 방송국의 반응 때문이다. 그러나 총학생회장 임남규(정경법학04)씨는 “내년 공개 방송 유치를 위한 시도를 했다”며 “내년에 유치할 계획을 다음 총학에게 인수인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총학이 제시한 폭넓은 봉사활동 공약 역시 무산됐다. 해외 봉사활동 계획은 국내 봉사활동으로 대체됐음에도 실현되지 않았다. 국내 봉사활동으로 바뀐 이유는 학교에 요구할 예산지원 금액이 너무 커 지원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봉사활동 또한 총학 단위 만큼의 인원을 소화할 수 있는 단체가 없어 이뤄지지 못했다.


공약 이행률은 높으나 학생들은 잘 모르는 공약들


총학은 선거 때 내세웠던 공약 이외에도 △자궁 경부암 예방주사 △주소지 이전 △FM구호 변경 △연세 지킴이 △연세 생활 백서 등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추가적인 공약을 이행하기도 했다. 때문에 공약 이행률만 놓고 본다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몸으로 느끼는 공약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세춘추」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총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항목은 ‘학생 복지를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총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역시 ‘학생 복지 미흡’이었다. 이는 이행된 공약들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 인지하는 학생들이 적었기 때문이다. 송진경(경영학부10)씨는 “총학이 어떤 공약을 펼치고 이행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총학의 공약이행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혜원, 이가영 기자 cute_bopeep@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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