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언론의 역사를 쓰고 있는 「연세춘추」가 창간 75주년을 맞이했다. 4.19 의거와 5.18 민주화운동 등 독재와 억압에 맞서는 격랑속에서 「연세춘추」는 민주주의 발전에 동참해왔다. 그러나 아직 우리사회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쟁취해야 할 것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경제규모도 세계15위에 해당할 만큼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0년 우리나라의 언론자유지수는 42위에 불과하다.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에 비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러한 우려를 증명하듯 우리사회에서 표현과 언론의 자유는 아직도 위협받고 있다. 최근 검찰과 경찰이 G20 정상회의 홍보포스터 속의 청사초롱을 마치 쥐가 들고 있는 것처럼 그려 G20 정상회의에 매몰된 정부의 모습을 패러디한 대학강사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법원으로부터 기각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와 같은 모습은 우리 정부의 표현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보여준다.

표현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낮은 이해는 권력 저변에 깔려 있다. 국가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여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여야 할 국민인권위원회마저 그 기능을 상실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친 권력적인 위원장의 독선적 행태에 반발하여 두 상임위원이 사퇴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표현과 언론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보장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사태는 간과돼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의 성취를 위해서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미연방대법원이 허슬러잡지가 문제된 사건에서 ‘표현과 언론의 자유의 핵심은 공중관심이 된 사건에 관한 생각의 자유유통에 대한 근본적인 중요성의 인식이다’고 한 것처럼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개인의 권력으로 부터의 해방뿐만 아니라 진실발견과 사회의 생명력을 추구하는데 필수적 가치이다.

다만 「연세춘추」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외치기 위해서는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순리와 이치에 따른 객관적이고도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 그 동안 젊다는 이유로, 대학이라는 이유로 우리가 정론직필의 사명을 다하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수십년동안 「연세춘추」가 대학언론의 정도로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처럼 앞으로도 정도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학의 순수함을 바탕으로 「연세춘추」가 대학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앞으로도 다해야 할 것이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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