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중요한 내부 기밀이며 이것이 학생들에게 알려진다면 문제를 유발할 것으로 보이므로 공개할 수 없습니다.

신경영관 신축 논의, 국제캠의 세부 정보, 실처장 회의 자료 등 학생들은 학내 정보로부터 소외돼있다. 학생들은 학내 정보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궁금한 것도 물어볼 곳이 마땅치가 않다. 학교 측은 내부 정보를 최소한으로 공개한다.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학교 내부 정보의 양과 질은 턱없이 부족하다.


자료 공개에 소극적인 학교


단과대 학생회와 사무실은 자료 공유에 문제가 없다. 사과대 학생회장 이연상(사회07)씨는 “단과대 사무실에서 필요한 정보는 제공받고 있다”며 “연희관 엘리베이터 설치와 자치공간 해결 문제에 대해 사무실에서 많이 협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과대 학생회장 신희식(사학07)씨 또한 “단과대 사무실에 전공 진입생들 명단이나 연락처와 같은 자료들을 요청하면 잘 제공해 주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과대 학생회장 김창민(세라믹08)씨는 학교 본부와의 관계는 단과대 사무실과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김씨는 “학교 본부에 자료를 요청하면 서너 번은 요청해야 받을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료는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총학 집행위원장 김씨는 “자금운영에 관련한 포트폴리오나 회의록 자료를 요청하면 ‘행정적 비용’이 든다고 말하며 공개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결국 학교 본부가 정보를 비공개해 단과대 학생회 및 총학이 본부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보나 마나한 공개 내용


공개를 한다고 하더라도 일부 중요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 총학 집행위원장 김씨는 “국제캠과 관련된 자료를 학교 측에 요청하면 건물을 건축하는데 필요한 재원의 출처와 같은 자료를 준다”며 “정작 학생들에게 필요한 국제캠으로 이전하는 단위나 국제캠의 교과과정같은 정보는 논의 중이라며 학생분과위원회에서도 잘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부총학생회장 권씨는 "논의 중인 내용이라도 공개한다면 학생들이 국제캠 진행 상황을 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 공개 또한 부실하다. 현재 우리대학교 홈페이지에서 예산을 공개하고 있지만 단 몇 가지 항목으로만 뭉뚱그려 구분해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대학교 2010년 예산에서는 선교비에 13억원이 넘는 금액이 책정돼 있다. 하지만 여기에 구체적으로 어떤 비용이 포함되는지는 알 길이 없다. 이에 대해 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법에 맞게 공개하고 있다”며 “더 이상 어떻게 더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예산 내역을 파악할 수 없어 학생들은 학교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 차단된다. 한편 우리대학교 예산 내역은 열람할 수는 있지만 인쇄할 수 없게 돼있어 정보 활용에 제약을 주고 있다.


과거 자료, 최근 자료 중 양자택일?!

대부분의 항목에서 최근 자료만 볼 수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총학 집행위원장 김씨는 “예전에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2003년 예결산서부터 볼 수 있었는데 지난 2008년부터 이전 자료들을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대학교 홈페이지에서는 2009년, 2010년 회계자료만이 열람 가능하다. 예산뿐만 아니라 재단이사회 회의록도 최근 2010년 자료 단 하나만을 공개하고 있다.

반면 과거의 자료만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교무위원회* 회의 자료는 우리대학교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최근 자료는 지난 2009년 12월 17일의 회의록이다. 학교 내부의 중요한 사안들이 결정되는 실처장 회의록 공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07년 1월 15일의 회의록이 가장 최근의 자료다. 2007년 이후에도 회의가 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료는 볼 수 없다. 자세한 회의록은 공개하지 않더라도 학생들에게 중요한 정보는 신속히 공개할 필요가 있지만 학교는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다.


정보는 투명해야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공과대 학생회장 김씨는 “학교를 구성하는 세 주체가 학교 본부, 교직원, 학생인 만큼 학생들에게도 충분히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총학생회장 권씨도 “학교 측이 현재 내부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법으로 공개를 하도록 돼 있는 대학알리미의 자료를 보면 우리대학교는 타 대학들과 비교해 봤을 때 공시를 잘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내 주체인 학생들의 알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학생들이 학교 내부의 정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참여 또한 불가능하게 된다. 학교 측은 구체적이고 중요한 정보를 시의 적절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내부정보에 대해 궁금한 학생이 찾아와야 한다는 식의 소극적인 태도보다는 학생들에게 먼저 공개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교무위원회 : 총장, 부총장, 대학원장,  대학장, 실장, 처장 등으로 조직돼 총장의 자문에 응하며 대학 교육 전반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

이해인 기자 olleh@yonsei.ac.kr
그림 김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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