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가 넘은 시간, 매지리에 위치한 한 술집을 찾았다. 술집이라는 특성상 장사가 늦게 시작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늦은 시간에 일을 시작한다. 어둡고 탁한 조명, 다양한 술병들이 전시돼 있는 바 옆에서 유니폼을 입은 D씨가 생맥주를 잔에 따르고 있었다. D씨는 손님들이 들어오자 “어서 오세요”라며 메뉴판을 들고 빈자리로 손님들을 안내했다. 주방에서 손님들이 주문한 술과 안주가 나오자 D씨는 옆 탁자의 빈 잔을 치우다가 말고 달려가 음식을 주문한 손님에게 갖다 준다. “주문하는 손님들이 계시는데 일하는 직원이 앉아서 쉴 수는 없잖아요”라며 D씨는 다시 왔다 갔다 하며 일을 했다.

술집이 한산해지면 D씨는 “가끔 담배냄새가 너무 심해서 머리가 아픈 경우가 있다”며 밖으로 나가 잠시 바람을 쐰다. 술집에 오는 손님의 대부분이 담배를 피우고 통풍이 잘 안 되는 구조 때문에 환풍기를 틀어 놓아도 제대로 환기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담배연기가 자욱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들어가면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다.

새벽 2시를 넘긴 시간에도 앉아 쉬지 못하며 일을 하지만 시급은 4천300원에 불과하다. 한 시간을 일 해도 자신이 파는 6천원짜리 칵테일 한 잔을 마실 수 없는 금액이다. D씨는 “일도 잘하고 있고 더군다나 밤을 새며 일을 하는데 시급이 너무 적다”며 “사장에게 이유를 물어봤었지만 일을 하다가 중간에 그만 두는 사람이 많아 처음부터 높은 시급을 줄 수가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회관 편의점에서 일하는 학생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교내에 위치한 편의점은 학생들의 이용이 잦아 아침시간과 저녁시간에 들어오는 상품이 양이 많다. 저녁시간이 되자 트럭 한 대가 학생회관 앞에 섰다. E씨가 동료 알바 직원과 함께 나와 김밥 등의 음식이 담긴 수레를 다섯 차례 끌어 편의점 안으로 물건들을 가져다 놓는다. 수레로 싣지 못하는 박스들은 직접 손으로 들고 나를 수밖에 없다. 물건을 옮기는 E씨의 얼굴에서 땀방울이 흘러 내렸다. E씨는 “물건이 들어오는 시간에는 일반 시간보다 한명 더 일하는데도 사람 수에 비해서 물류량이 너무 많아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E씨는 “등록금을 내주시는 부모님께 용돈마저 많이 받을 수 없어 생활비에 보탬이 되고자 일을 시작했다”며 “공부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씩 5시간 정도 밖에 일을 못해 한 달 월급이 약 17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학생식당에서 2천원 하는 백반을 하루에 세 끼씩 먹는다고 가정하면, 한 달 식비는 18만원이다. 허리 아프게 물건을 나르고 계산을 해서 받은 월급으로는 배달음식이나 디저트를 먹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겨우 한 달 식비 정도만 해결할 수 있을 뿐이다.

학생들은 생활비를 보태고자 일을 하지만, 시간은 시간대로 뺏기고 몸도 힘들다. 하지만 받는 월급은 생활비의 아주 적은 부분만 충당할 수 있다. E씨는 “힘들고 알바 때문에 과제를 못하거나 조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월급이 너무 적어 일을 그만 둘까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cute_bopeep@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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