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아이스하키부(아래 우리팀)의 12년째 무패행진에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아래 고려대팀)가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팀이 ‘연세대 12년 무패행진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아래 협회)의 개입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팀은 고려대팀의 주장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우리팀 이재현 감독은 “고려대팀이 패배의 원인을 ‘협회탓’과 ‘남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고려대가 제기한 논란의 핵심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박갑철 회장을 비롯한 협회 구성원의 ‘출신학교’에 있다. 고려대 측은 ‘연세대 출신이 다수인 협회에서 공정한 심판 선임과 경기장 선정이 이뤄지겠느냐’며 부당함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지난 2009년에는 목동 아이스링크장이 ‘연세대팀의 주요 연습 경기장이기 때문에 연세대팀이 실전 경기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경기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고려대 주최로 열리는 이번 아이스하키 경기는 기존 목동아이스링크장이 아닌 고양 얼음마루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고려대는 신판선임 과정에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려대는 공정한 심판 선임을 위해 기존 ‘2심제’가 아닌 ‘4심제’를 채택하자는 입장이다. 고려대 출신 심판 2명과 우리대 출신 심판 2명을 배치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심판선임 문제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의 내규에 의해 규정되기 때문에 고려대의 주장이 수용될지는 불투명하다.

고려대의 의혹에 이 감독은 “고려대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고려대의 의혹대로라면 박갑철 회장이 회장직에 없던 당시의 연세대 승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며 반박했다. 이어 그는 “고려대가 목동아이스링크를 우리대학교의 홈구장이라고 생각하는 데, 실제로 실전 경기가 치러지는 장소는 연습 장소와 다르다”고 말했다. 또 이 감독은 “고대가 대한민국서 최고의 빙질을 자랑하는 독자적 아이스링크장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실적’을 올리지 못하자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대학교 체육위원장 조광민 교수(교과대·체육행정)도 “심판선임 과정은 심판위원회 주재로 공정하게 이뤄진다”며 “4심제의 경우 우리나라가 2명의 심판을 배정하는 'DivisionⅠ' 해당 국가이기 때문에 국제연맹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모두의 축제인 연고제가 지나친 경쟁심과 집단이기주의로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연고제가 축제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고 승패에 연연하는 등 기존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연고제에 대한 인식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석엽 기자
adios@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