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총여학생회(아래 총여)의 역사는 지난 1988년부터 시작했다. 약 22년이 흐른 지금, 총여를 향한 학생들의 인식과 참여도는 어떨까. 「연세춘추」에서는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신촌캠 학생을 대상으로 메일링을 통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총 1천530명이 설문에 응했다.

 

학생들, 총여에 관심 없는 것으로 나타나


총여는 학내에서 여학생들의 권익향상을 위하고 개개인의 삶을 긍정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이에 그간 총여에서는 여성주의 제창과 여학생 복지에 관한 활동을 목적으로 운영돼왔다. 그럼에도 32.5%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총여의 설립 목적과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총여의 설립 목적과 역할을 아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22대 총여의 활동이 총여의 설립 목적과 역할에 부합하는가’에 관한 질문이 주어졌다. ‘아니다’와 ‘매우 아니다’라는 답을 한 응답자가 각각 20.4%와 22.8%로 부정적인 응답의 비율이 총 43.2%로 나타났다.

‘총여가 공약을 잘 이행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문항에서는 과반수가 넘는 53.9%의 응답자가 ‘공약을 모른다’라고 답했다.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는 강민규(물리·09)씨의 말처럼 이 문항의 응답은 학생들이 평소 총여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

 


총여의 공약·주요활동, “지나치게 이념적”

 


설문에는 현재 총여의 활동을 지나치게 이념적이라고 평하는 의견이 많다. ‘이념만을 선전해 실제로 여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거나 ‘오히려 여학생들의 거부감을 일으킨다’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이루리(불문·06)씨는 “총여의 활동이 여성만을 주장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때문에 강한 이미지로 학생들에게 비춰진다”고 말했다. 또한 동성애라는 성의 광범위한 문제까지 포괄해  너무 넓게 접근하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그간 총여의 공약 중 하나였던 탈이성애중심주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이 다수 존재해왔던 것이다.

이것은 현재 총여가 벌이는 활동에 대한 무관심으로도 이어진다. ‘최근 총여가 주도하고 있는 활동을 알고 있는가’라는 문항에서 응답자의 81%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서 ‘총여가 주도하고 있는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는가’라는 문항에서도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3.9%에 불과했다. 총여가 벌이는 활동에 참여한다고 해도 이것이 1~2회에 그쳐버린다고 답한 단발성 참여자 또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총여의 활동에 참여한 적이 없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는 ‘관심이 없어서’가 27.4%로 가장 많았다. ‘지나치게 이념적이어서’라는 문항이 26.2%로 그 뒤를 이었으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도 22.4%로 나타났다. 이는 총여가 벌이는 활동에 참여가 부족한 원인이 단순히 학생들의 무관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최아무개씨는 “총여가 진행하는 세미나 혹은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총여의 활동이 싫어서라기보다 여성인 자신에게조차 와 닿지 않는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여학생을 위한 실질적인 복지가 필요해


총여에 바라는 점을 주관식으로 써 달라는 문항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답은 실질적인 복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실질적인 여학생 복지를 해달라’ 혹은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원한다’라는 의견이 다수 제시됐다. 이에 총여 측은 “복지 역시 중요하고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며 “공약이었던 가로등과 여학생 샤워실 설치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설문 내용 중 단연 회자가 많이 됐던 것은 여학생 휴게실(아래 여휴)의 문제였다. 단과대 여휴는 각 단과대 학생회가, 논지당은 여학생처가 각각 담당한다. 총여에서는 그간 여휴의 환경 개선을 위한 요구를 해왔으며 현재 역시 여휴의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여휴의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요인은 여휴를 통합적으로 관할하는 부서가 없어 관리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여학생의 복지를 관할하는 의무를 지고있는 총여가 단지 여휴의 환경 개선 요구만을 하고 있을 뿐 총괄하지 못하는 것을 학생들은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총여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참여는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총여가 이념에 지나치게 치우쳤다고 답했다. 반면 바라는 것은 실질적인 여학생 복지였다. 이후 총여의 활동이 보다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길 바라본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박혜원, 송명근, 이가영, 정석엽  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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