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캠에는 현재 총여학생회(아래 총여)가 구성돼있지 않다. 지난 2009년에는 ‘원주캠에도 신촌캠과 같은 총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연세춘추」에서는 원주캠 여학생 복지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총여의 필요성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기숙사와 대형 강의, 연세프라자 등에서 이뤄졌으며 총 224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 과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과여학생회의 상황도 점검했다.

 

총여에 대한 학생들의 여론, 남녀에 따라 차이나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 중 절반 정도인 52.2%의 학생들이 총여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 중 52.9%가 ‘기존의 기관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이유로 총여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설문을 성별에 따라 분석해보면 남학생과 여학생의 의견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남학생의 65.5%가 총여가 필요 없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여학생의 34.3%는 총여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여학생들은 ‘여학생을 위한 복지 향상’이나 ‘여학생 의견의 효과적 수렴’ 등을 이유로 들면서 총여의 필요성에 대해 긍정했다.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여학생들이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건의할 곳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여학생 지도교수 이혜영 교수(보과대·바이러스학)는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봤을 때 총여뿐 아닌 여학생 대표라는 개념 자체도 불분명했다”며 “여학생들이 자신들의 문제점을 누구에게 건의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과연 기존의 기관만으로도 충분한가

 


학생들이 총여가 필요 없다고 답한 가장 큰 이유는 ‘기존의 기관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학생들의 설문 응답만을 놓고 보면 모순을 찾을 수 있다.

여학생의 38.5%가 ‘원주캠 총학생회(아래 총학)가 여학생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라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했고, 그 중에서도 ‘매우 아니다’라고 답한 학생들이 32.4%였다. 실제 총학 공약 중 여학생을 위한 공약은 특별히 없었다.

총여가 따로 필요 없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이유가 ‘기존의 기관만으로도 충분하다’ 였는데 그 기관들 중 하나인 총학에 제법 높은 불만족 수치가 나타난 것이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학생 중 62.9%는 신촌캠 총여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촌캠 총여의 존재에 대해 아는 학생들은 총학과 신촌캠 총여와의 교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총학 사무국장 신선미(보건행정·07)씨는 “지난 학기 초에는 신촌캠 총여와 연락을 취한 경우도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뜸해졌다”며 신촌캠 총여와 교류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총학에서는 독자적으로 여자 간부 한명이 여학생과 관련된 복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명맥만 유지 되고 있는 과 여학생회

 


지난 2010학년도 1학기에는 ‘여교수와 여학생 대표의 만남’이 두 번 정도 시행됐으나 여학생들의 참여율은 매우 낮았다. 여교수 대표로 참가한 이 교수에 따르면 “과별 여학생회가 존재하는 보과대나 과기대 내 몇몇 학과 여학생 대표들이 참석을 했지만 정경대와 인예대는 여학생 대표란 개념이 없어 참여율이 매우 저조했다”고 밝혔다.

현재 보과대 6개 학과, 과기대 6개 학과, 원주의과대 1개는 과별 여학생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과별 여학생회가 존재해도, 대부분 축제 때 주점을 여는 등의 활동만 하는 실정이다. 일부 과별 여학생회에는 과 학생회비에서 예산이 지원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따로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제대로 된 사업을 진행하기가 힘들다.

이런 문제 때문에 과별 여학생회가 존재하는 과도 제대로 된 여학생회로서의 활동을 하지 못한 채, 단순한 친목도모 모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총여의 필요성에 대한 남학생과 여학생 의견의 차이는 존재했다. 그러나 기존의 기관만으로는 여학생들의 복지 향상이나 효율적인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않다는 답변이 많았다는 점을 볼 때 원주캠만의 ‘총여’ 출범도 모색해봐야 할 시점이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박혜원, 송명근, 이가영, 정석엽  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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