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있어 심금을 울리며, 모든 병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것은 음악의 힘과 언어이다.
-R.W. 에머슨-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단 말, 이런 음악의 힘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 사회의 이단아, 혹은 사회로부터 소외받은 이들을 보호, 관찰하는 법무부 원주 보호관찰소(아래 원주관찰소)가 바로 그곳이다. 다른 지역 보호관찰소는 이론 중심의 심성교육을 하지만 원주관찰소는 음악을 통해 보호관찰소 소년의 심성교육을 한다. 사람을 변하게 하는 음악, 그 향연을 찾아 원주관찰소를 방문했다.

원주관찰소는 올해 Y.S.M(Youth Spirit Movement) 비전드림 2010(아래 비전드림) 사업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비전드림 사업은 보호관찰 소년들의 심성변화를 위해 1년에 걸친 장기 교육 프로잭트이다. 단순한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소년들이 직접 체험하며 스스로 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비전드림 프로그램은 음악치료, 미술치료, 청소년 심리상담, 청소년 금연 절주교육 등 다양한 강좌들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음악치료는 글로벌음악치료센터(아래 음악치료센터)와 함께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관찰소 학생들은 모여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 음악치료를 받는다. 음악치료는 기존 원주관찰소 협력기관이었던 음악치료센터의 음악치료 효과가 높다 판단돼 실시하게 됐다. 음악치료센터 김혜경 책임교수는 “나도 육체적 질병을 음악으로 고쳤다”며 “연약한 이들의 몸과 마음을 음악으로 돕고 싶었다”고 음악치료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에코소극장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관찰소 학생들은 6개월동안 ‘음악치료’시간에 갈고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지난 6월 9일에 우리대학교 에코소극장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음악치료 업무책임을 담당한 우리대학교 학생 이효진(보건행정·08)씨는 “처음엔 관찰소 학생들 인상이 무서웠지만 얘기를 해보니 보통 다른 학생과 같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음악치료 담당 이준희(31) 주임은 “형벌을 가하는 것 보다. 직접 체험하고 사회자원을 이용하는 것이 사람을 변화시키는데 더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 관찰관은 “음악치료가 끝나고서도 학생들이 모여 연습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며 학생들의 변화에 감회를 밝혔다.

원주관찰소는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 ‘음악치료’후 학생들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했다. 설문조사는 ‘음악치료’ 1회차와 15회차 때 2번 실시됐다. ‘감정표현이 가능한가’라는 항목에서 이전에는 20%에 그렇다 라고 답변한데 비해 치료 후에는 40%로,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학생이 20%에서 40%로 학생들이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 또한, 음악치료의 효과와 관련해 원주보호관찰관 손태억(46)씨는 “음악치료를 하고나서 재범률이 4%로 급격하게 줄었다”라고 밝혔다.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일반 시민들은 함께하긴 어려운 대상이라 느낀다. 하지만 다른 점을 찾기만 하려는 주위의 시선을 보호 관찰 학생들은 더 어렵게 느껴지 않았을까. 보호관찰소 소년들, 그들은 관찰대상자이기 이전에 함께 살아갈 우리사회에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 인정 받아야 한다. 상처를 받은 사람들, 그들을 치유 할 수 있는 노래를 같이 불러보자. 함께 맞춘 선율이 그들과 어깨를 맞추며 걷게 된 첫 걸음이다.

홍수정 기자 wine_crystal@yonsei.ac.kr

자료사진 글로벌음악치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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