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샘플 받고 화장품 한번 둘러보세요~”

화장품 매장 ‘동생들’에게 손목을 잡히지 않고 신촌 역까지 가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로 명물거리는 호객행위가 활성화 돼있다. 신촌에 자주 온다는 이지수(22)씨는 “샘플만 받고 금방 나오긴 하지만 길을 가는데 붙잡히면 여간 귀찮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어 학당에 다니는 탠아씨(27)씨도 “손목이 잡히면 기분이 나빠 늘 도망친다”며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과도한 마케팅에 따른 이 같은 고객들의 불만은 화장품 매장들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에뛰드 하우스 신촌점 김설희 직원은 “본사의 운영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입점 인원수를 매일 본사에 보고 해야 하기 때문에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손님이 있는 게 없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본사에서 이러한 마케팅을 고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신촌에서 호객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매장 중 하나인 토니모리의 본사 영업부 손재욱 부장은 이에 대해 “결국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요소도 작용했겠지만 호객 마케팅을 썼을 때 5% 정도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토니모리에서는 외부 호객 도우미 업체와 각 매장 지점을 연결해 주는 등 호객 마케팅을 장려하고 있다. 지난 8월 개점한 홀리카 홀리카의 경우 호객 행위를 적극적인 영업 방침으로 쓰고 있다. 오은정 홍보 담당자는 “매장이 명물거리에서 상대적으로 안쪽에 위치해 있어 다른 화장품 매장에 비해 눈에 띄지 않는다”며 호객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이러한 호객 마케팅을 하지 않고도 명물거리에서 제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매장 또한 존재한다. 네이처 리퍼블릭 이종선 직원은 “고정 손님이 있기 때문에 굳이 호객 마케팅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손목을 잡아끄는 마케팅은 사람들을 매장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는 없다. 진정한 마케팅이란 그 브랜드에 호감을 가지게 해 소비자들이 원할 때 스스로 매장에 들어오게 하는 것 아닐까.

남혜윤 기자 ell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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