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시간 기숙사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종종 ‘파란 츄리닝’ 차림의 건장한 남학생들을 볼 수 있다. 한바탕 운동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운동부 학생들이다.

입학부터 운동부 학생들은 운동부가 아닌 일반 학생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운동부 학생의 선발은 100% 스카웃제를 통해서 이뤄진다. 이후 체육교육학과 스포츠레저학 중 하나를 배정받는데, 이렇게 두 과의 절반 정도가 채워진다. 이들은 일반학생들보다 이른 시기에 입학이 확정되기 때문에 수능이 한창인 11월에 벌써 각 부 별로 팀을 형성해 동계 훈련에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훈련은 연중 계속된다. 운동부 학생들의 1년은 훈련으로 시작해 이름만 다른 훈련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일정도 마찬가지로 운동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처럼 훈련 강도가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 학업에 신경 쓰는 것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수업과 훈련이 겹치면 수업에 빠져야 하는 일도 빈번하다. 특히 야구부 학생들의 경우 1학기 학사일정과 시합 시즌이 맞물려 잦은 결석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사정으로 야구부 장익호(스포츠레저·09)씨는 “낮에는 운동을 하고 새벽에는 레포트를 쓰느라 고생을 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운동부 학생들은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일반 기숙사와 따로 떨어져 있는 운동부 기숙사에는 층별로 다른 부의 선수들이 생활하고 있다. 층마다 따로 마련된 식당에서는 부별로 다른 식단이 제공된다. 방은 고학년과 저학년이 짝을 지어 2인이 1실을 사용한다. 부별로 특별한 활동을 하기도 한다. 축구부에는 모든 선수들이 돌아가며 자유주제로 5분 동안 발언하는 ‘5분 스피치’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는 나중에 있을 인터뷰나 회견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저학년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비롯해 운동 후 뒷정리 등 여러 가지 일 부담이 많은 편이다. 지난 2008년 럭비부 주장을 맡았던 최시원 동문(체교·05)은 “운동부 학생들의 경우 저학년 시절에는 조금 힘든 것이 사실”이라 말했다. 그러나 점점 이러한 관행은 나아지고 있는 추세다. 럭비부 박창욱(스포츠레저·10)씨는 “운동부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경직돼 있긴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이라 들었다”고 말했다.

빡빡한 훈련일정과 기숙사 생활, 선후배관계는 다르지만 이들도 운동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일반 학생들과 비슷한 생활을 한다. 시합 일정과 겹치지 않을 때는 학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총학생회 체육부장 강바다(체교·05)씨는 “운동부 학생 중에서도 학점관리를 열심히 하는 학생도 있다”며 “운동부 내부에서도 독서를 권장하는 등 공부하는 문화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주말에는 미팅을 하기도 하고 시즌이 끝나고 한가해지면 주점이나 바자회 등의 행사를 여는 것도 일반 학생들과 다르지 않았다.

지금 운동부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연고전이다. 축구부 주장 이원규(스포츠레저·07)씨는 “연고전에 참여하는 것은 곧 자부심”이라며 출전을 앞둔 기대감을 표현했다. 운동부 학생들의 연중 최대행사가 다가오고 있다. 그들의 기대감만큼 멋진 활약을 보여주길 바라본다.

박미래 기자  elf_in_miwoo@yonsei.ac.kr
사진 김민경 기자 penny9109@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