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 30년만에 리모델링 결정…다양한 요구 수렴한 설계 필요해

지난 1979년 3월, 우리대학교 중앙도서관이 개관했다. 당시 세계적 규모로 완공된 중앙도서관은 이용자들에게 쾌적한 학습 환경을 제공했다. 하지만 30 여년이 흐른 지금, 중앙도서관의 시설 노후화와 공간부족 문제로 인해 이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 그동안 중앙도서관의 리모델링은 구상단계에도 있었으나 국제캠퍼스(송도)에 밀려 실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중앙도서관의 리모델링이 추진돼 총학생회(아래 총학)측은 이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시설의 노후화가 가장 커다란 문제


중앙도서관 이용 시 불편함을 초래하는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단연 노후화된 시설이다. 중앙도서관은 건립 당시에는 최고의 시설로 건축됐으나 30 여년이란 세월이 흐른 만큼 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해왔다. 설문조사 결과 역시 건물 자체의 문제를 지적한 문항의 응답이 많았다.

특히 설문의 과반수가 넘는 응답자가 환기시설을 문제로 지적할 만큼 중앙도서관의 환기시설은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연세춘추」에서 열람실의 이산화탄소농도를 측정한 결과 2000ppm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준치인 1000ppm을 훌쩍 넘는 수치이다.(지난 1567호 기사 ‘숨막히는 강의실, 이렇게 잠들 수 없다’ 참고) 이는 이후 500~700ppm의 수준으로 개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환기시스템의 문제는 여전하다. 중앙도서관은 일반도서 뿐만 아니라 습도에 약한 고서도 함께 소장하고 있기에 습도조절이 필수적이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재처 류필호 부처장은 “현재 중앙도서관에 환기·습도시스템이 있지만 설치된 시기가 오래돼 그 역할이 미흡한 편”이라고 말했다.

냉난방시설 역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1층에 있는 24시간 열람실을 제외한 모든 열람실의 냉난방은 중앙시스템으로 통제하고 있다. 중앙통제시스템은 개별통제시스템보다 상대적으로 온도의 변화에 따른 즉각적인 통제가 어렵다. 때문에 지난 기말고사 기간에는 우리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세연넷과 총학 홈페이지에 냉방에 관련한 불만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권찬(행정·06)씨는 “모든 열람실이 24시간 열람실처럼 개별통제시스템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중앙도서관 화장실이 다소 좁고 지저분하다”라는 한승우(사회·06)씨의 말처럼 중앙도서관의 화장실은 지난 2008년 개관한 학술정보원에 비해 시설이 열악하다.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악취가 발생하기도 하고 온수공급 또한 이뤄지지 않는다. 열람실 내 시설물 역시 노후해 변화가 필요하다. 창가의 블라인드가 낡아 제 구실을 할 수 없을뿐더러 벽면 또한 오염돼 얼룩덜룩한 면이 눈에 띄기도 한다. 그 밖에도 낙서가 가득한 열람실 책상의 상태도 깨끗하지 않고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에 깔아놓은 카펫도 들떠있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어 미관도 좋지 않다.


공간부족, 또 다른 문제로 지적돼


 노후화로 인한 기존 시설의 교체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간 확충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대학교 학생 수는 1만9천 여명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열람실의 좌석은 2천400 여석에 불과하다. 때문에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험기간에는 만석이 되기 쉬워 좌석이 불충분한 실정이다. 또한 이용자가 지나치게 집중되면 환기 문제가 악화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노트북 열람실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가중시킨다. 노트북 열람실이 만석이 되면 이용자가 일반열람실에서 노트북 사용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 경우 소음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

열람실뿐만 아니라 조모임이 이뤄지는 협업실이나 세미나실의 확충도 시급하다. 현재 마련돼 있는 조모임 공간은 학술정보원에 1층에 있는 협업부스와 2층 멀티미디어실 내의 프레젠테이션룸, 4·5층의 세미나룸이다. 하지만 이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예약을 거쳐야하며 이마저도 조모임이 많은 시기에는 금세 차버린다. 이처럼 쉽게 찾아 사용할 수 있는 조모임 공간은 전무한 상태다. 물론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돼 있지만 본래 조모임 용도의 공간이 아니기에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나윤정(사회·06)씨는 “리모델링을 통해 조모임 공간이 좀 더 확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구든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어야 하지만…


중앙도서관이라는 공간은 모든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학술정보원에서는 학생들의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도서관폰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중앙도서관의 시설은 쉽게 개선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장애학생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학술정보원에는 장애학생을 위한 화장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화장실 내의 세면대와 변기가 장애학생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지만 중앙도서관에는 이러한 시설들이 미흡하다. 물론 화장실 한 켠에 장애인 칸이 구분돼 있지만 일반학생들도 사용하기에 장애학생만의 공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들을 위해 설치된 세면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열람실 역시 마찬가지다. 자료 열람실의 경우 서가와 서가 사이, 일반열람실의 경우 책상과 책상 사이의 공간이 일반학생이 다니기에도 좁게 느껴져 휠체어가 다니기 곤란하다. 또한 중앙도서관 일반열람실의 경우 학술정보원과 달리 장애인석이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장애학생들이 중앙도서관의 열람실을 배정 받아 이용하고자 할 때 입구에서 가까운 좌석이 아닌 이상 이동에 어려움이 있다.


리모델링, 어떻게 진행돼야 할까


현재 리모델링은 여론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설계를 진행 중에 있다. 설계단계가 끝나게 되면 정확한 예산이 책정되고 건축 허가를 거쳐 시공에 들어가게 된다. 학술정보원 경영관리팀 이대형 차장은 “빠르면 2학기 말에 공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본격적인 리모델링 작업이 실시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의 만족을 위한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설계 작업이 중요하다. 이 작업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이 차장은 “가능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하지만 요구가 다양하고 상반되는 것이 많아 모두를 충족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공간이 한정돼 있는 중앙도서관에 조모임 공간이 확충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열람실의 공간이 줄어야 한다. ‘중앙도서관 건물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라는 설문문항에서 481명이 조모임 공간의 부족을 꼽았다. 하지만 조모임 공간 부족을 꼽은 응답자의 48.9%인 235명이 일반열람실의 일부를 조모임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에 반대한다는 상충된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한 가지 사안에서도 모순되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리모델링만으로 그동안의 모든 불편함이 해결될 수 없다. 이준원(외문학부·09)씨는 “좌석을 배정 받아도 이전의 이용자가 짐을 그대로 둔 채 사라져 다른 좌석을 배정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로 인한 자리부족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책상의 낙서 또한 학생들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다. 때문에 학생들의 인식전환이 리모델링과 동반돼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할 것이다.

중앙도서관은 개관한 후 30년간 △노후화된 시설 △공간부족 △장애학생을 배려하지 않는 시설로 인한 문제가 발생해왔다. 이번 중앙도서관 리모델링을 통해 누구에게든 불편함 없는 학습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설계과정에서 다양한 요구가 수용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올바른 태도 또한 필수적이다. 새 단장을 통해 학생들에게 공개 될 중앙도서관의 새로운 모습이 주목된다.



박혜원 기자
lynsey@yonsei.ac.kr
     사진 정석현 기자 remiju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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