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us[명] 음악에서 유명 작곡가의 번호가 매겨진 작품. 복수는 opera. 작품 번호를 나타낼 때는 'Op.'으로 줄여 쓰는 경우가 많음.

오퍼스 연세(OPUS Yonsei, 아래 오퍼스)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회원 세순이는 모 기업과 협력해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팀원들과 미팅을 갖는다. 집에 돌아온 후 세순이는 자신의 관심 분야인 아이폰에 적용된 마케팅 기법에 대해 연구한 글을 오퍼스 블로그에 싣는다. 매주 토요일에는 총회에 참석해 다른 팀원들이 진행한 프로젝트 성과를 듣고,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찾고자 토의를 진행한다.
세순이와 같은 열정적인 학회원들로 똘똘 뭉친 오퍼스, 그 곳을 들여다보자.

오퍼스는 ‘실전 마케팅 학회’를 모토로 하며, 기업가 정신을 가진 마케팅 인재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오퍼스에서는 매학기 하나의 기업을 선정하고 그 기업과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한 뒤, 이와 관련된 미팅, 리서치, 프레젠테이션 등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강의에서 접한 이론을 실제 사례에 적용한 연구를 오퍼스 블로그에서 공유하거나, 국내에서 권위있는 마케팅 학술지에 매월 글을 싣는 등의 부가적인 활동을 추진하기도 한다.

지난 학기 오퍼스가 진행한 프로젝트 사례로는 제주항공이 의뢰한 ‘일본노선 활성화 방안’을 들 수 있다. 오퍼스 학회원들은 직접 제주항공 노선을 타면서 이용객들과 인터뷰를 하는 등의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리서치 기법을 사용해 문제를 파악했고, 그 결과 대학생들의 시각이 담긴 다양한 솔루션을 제주항공 측에 제공할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회원 박은지(영문/경영·09)씨는 “리서치 활동을 진행하면서 마케팅 수업에서만 듣던 학문적 내용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렇다면 오퍼스의 프로젝트 수행능력에 대해 기업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2009년 오퍼스와 협력했던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 과정에서 아직 실무에 밝지 않아 부족함이 보이기도 했지만, 대학생이기에 생각해낼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퍼스가 우리 마케팅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학기 오퍼스는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아래 구단)과 협력해 야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을 야구장으로 이끌어내고, 나아가 이들을 히어로즈의 팬으로 끌어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수행한 세 번의 기업 협력 프로젝트에서 모두 기업인들에게 호평을 받은 만큼 구단 관계자들 역시 프로젝트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오퍼스 회장 김혁중(경영·05)씨는 “아직 프로야구 시장과 관련된 마케팅 리서치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지만, 오퍼스가 개발한 새로운 리서치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해결할 계획”이라며 “구단 관계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오퍼스는 총 4개의 팀으로 구성돼있다. 각 팀별로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매주 토요일에는 모든 회원이 모이는 총회가 열린다. 이 때 특이한 점은 각 팀이 한 가지 일만을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팀이 번갈아가면서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이다. 오퍼스 학회원 양종현(사체/경영·04)씨는 “오퍼스에서는 그룹 인터뷰, 전문가 인터뷰, 논문 분석 등의 일을 각각 분담하지 않고, 각 팀이 돌아가면서 모든 프로세스를 수행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기업과의 협력을 여러 차례 성공적으로 해낸 이상 현재에 안주할 수도 있겠지만, 오퍼스는 이에 멈추지 않고 더 거시적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의 블로그가 아닌 오퍼스만의 새로운 홈페이지를 만들려는 것이 한 예다. 오퍼스는 이 홈페이지를 통해 그동안 이룩한 성과를 소개하면서 오퍼스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과의 연계를 증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걸음 나아가 오퍼스는 이 홈페이지를 마케팅에 관심을 보이는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마케팅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

아직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위상이 높지 않은 오퍼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오퍼스와 같이 기업과 연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학회가 드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김씨는 “오퍼스를 계기로 다양한 학회에서 기업과 학생이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퍼스가 음악계에서 유명한 작품을 가리키는 'Opus'라는 이름처럼 우리나라 마케팅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학회로 발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우석 기자 highbiz@yonsei.ac.kr

자료사진 오퍼스 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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