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경희대 패륜녀 사건(아래 패륜녀 사건)’을 계기로 ‘대학가에 만연한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차별 의식’에 대한 비판적 문제 의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연세춘추」의 취재 결과 우리대학교 청소용역노동자와 교통관리노동자도 직무수행 과정 중 패륜녀 사건을 방불케 할 크고 작은 문제점을 겪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A씨는 “학생의 안전한 승·하차를 위해 일정시간 동안 정차하곤 하는데 시간에 쫓긴 모양인 한 학생이 반말을 사용해 ‘빨리 출발하라’고 소리 지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아들나이 또래로부터 무례한 말을 듣는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조심스럽게 회상했다.

강의실과 화장실을 비롯해 교내 여러 곳을 청소하는 미화노동자 B씨 역시 학생들의 무례한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일부 학생들은 쓰레기들을 미화노동자들이 ‘당연히’ 치워줄 거라 생각하면서 강의실에 음료수 캔을 고스란히 올려놓고 나온다”며 “내가 일하는 곳에서 제2의 패륜녀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비정규노동자들이 업무 상 겪게 되는 문제점을 호소할 공식적인 창구가 학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규노동자와 달리 불완전한 고용이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아쉬운 목소리’를 쉽게 낼 수도 없다. 때문에 ‘제 2의 패륜녀 사건’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학생 차원의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남우근 정책위원은 “패륜녀 사건의 배후에는 비정규노동자와 그의 업무를 사회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기제가 존재하고 있다”며 “비정규노동자 역시 학생과 교수, 교직원과 함께 학교를 구성하는 주체로 인식하는 학내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석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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