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인터넷 뉴스(인터넷 「한국일보」)에 ‘잘 가르치는 대학후보 23개로 압축’이라는 기사가 게재됐다. 기사에서 정부는 23개 대학 가운데 10곳 내외를 최종 선정해 4년간 총 12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각 대학이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지원 사업’에 지원해 심사가 이뤄진 것으로 우리대학교는 1단계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본 사업에는 원주캠퍼스(아래 원주캠)가 포함돼 있지만 △최근 국제캠퍼스(아래 국제캠)와의 연계 정도 △학생들 사이의 인식차원에서 원주캠은 신촌캠퍼스(아래 신촌캠)와는 분리된 별개의 캠퍼스로 취급받고 있다.  

2104호로 발간된「주간조선」에서 김한중 총장은 “나눠진 ‘멀티캠퍼스’가 아닌 신촌·원주·국제 캠퍼스를 하나로 묶는 ‘원 캠퍼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라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원주캠은 같은 연세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촌캠 및 국제캠으로부터 소외받고 있다.

우리대학교 국제캠에는 신촌캠의 △UIC △의예·치의예 대학이 이전되며 △아시아지역학대학 △의생명과학기술대학 △공과대학(융합전공) △약학대학이 신설된다. 또 학부대학 프리미엄 프로그램 제도가 도입된다. 그러나 이미 원주캠에는 아시아지역학대학, 의생명과학기술대학과 유사한 동아시아국제학부(EIC), 보건과학대학(아래 보과대)이 개설돼 있다. 이에 원주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원주캠이 국제캠과의 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윤지수(생과기·09)씨는 “원주캠에 이미 있는 비슷한 학과를 국제캠에 개설하는 것은 원주캠과 국제캠의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시킬 것”이라며 “이는 국제캠이 발전하는 가운데 원주캠이 도태되고 있는 것이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처럼 원주캠이 지닌 지리적·재정적 한계로 인해 국제캠에 신설되는 학과와 비슷한 원주캠 학과에 속한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동아시아국제학부장 이인성 교수(정경대·비교정치/지역연구)는 “신촌캠과 원주캠에 이미 있는 학과를 국제캠에 복사하듯 개설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차별성을 둔 시스템이 이뤄진다면 세 캠퍼스간의 더 나은 발전을 모색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런 중복학과는 같은 연세라는 이름의 학교가 혼선을 빚도록 야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나는 이름 없는 대학을 다니는 것 같다”고 말한 원주캠의 한 학생은 ‘연세대’를 다니고 있지만 차라리 ‘원세대’를 다니고 싶다고 전했다. 연세라는 이름의 원주캠 학생이지만 그들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실제로 원주캠 커뮤니티 ‘연필넷’의 한 작성자는 “대학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으면 연세대라고 말하는 것이 창피하다”는 글을 썼다. 

그리고 대부분의 신촌캠 학생들은 원주캠의 설립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원주캠을 하나의 ‘연세대’로 봐야하는가 등 원주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배새롬(국문·07)씨는 “원주캠이 우리대학교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신촌캠 학생들의 원주캠에 대한 인식도 ‘원주캠 소외’에 한몫하고 있다. 

원주캠은 제2캠퍼스, 지리적 불편 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RC(Residential College)제도 도입 △친환경 캠퍼스 구축 △보과대 등의 특수학과 지원으로 원주캠만의 차별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캠에 아시아지역학대학과 의생명과학기술대학 등이 만들어짐에 따라 EIC와 보과대는 그 위치가 위태로운 것이 사실이다. 원주캠만의 차별화된 특성은 원주캠을 경쟁력 있는 하나의 대학으로 거듭나게 함은 물론, 균형잡힌 세 캠퍼스의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다.    

박신애 기자 do-neo@yonsei.ac.kr
그림 김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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