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창립 125주년, 생각하면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 성장한 연세의 오늘에 감회가 새롭고 그 미래를 생각하면 희망에 찬 가슴이 뛴다. 돌이켜 보면 16명의 학생으로 출발한 제중원 의학교가 학생 3만 7천여명에 4000명이 넘는 교원을 갖춘 연세대학교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33년 전 원주캠퍼스 설립에 이어 올해는 송도 국제캠퍼스를 부분 개교함으로써 우리 대학은 세계로 뻗어 나아가기 위한 연세의 국제화, 세계화 초석을 마련했다. 뜻 깊은 해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09년 영국 신문 더 타임스 세계대학평가에서 151위를 차지했고, 2008년도 SCI 논문 수 집계에서는 세계 96위를 기록하는 등 이제는 세계 속의 연세로 발전하고 있다. 외형적 성장에 맞는 내실의 발전도 함께 이룩한 것이다. 실로 감사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 하리라(욥 8:7)’는 성경말씀이 참된 진리임이 절실히 느껴진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모습은 ‘나중’의 종점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도상(途上)에 있는 진행형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연세의 지속적 발전 뒤에는 걱정되는 점들도 적지 않다. 첫째, 발전 지향적 성장에 가려진 지역별 캠퍼스 간의 갈등이나 소외 문제는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국제캠퍼스에 대한 구성원의 합의 도출을 통한 새 비전의 제시가 필요한 한편, 신촌·원주·국제캠퍼스가 제 각각 움직이는 '멀티 캠퍼스(multi-campus)가 아닌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원 캠퍼스(one campus)'로 통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외형적 성장과 내실의 발전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현실에 대한 철저한 반성 없이는 진정한 발전을 기약하기 어렵다. 세상의 급격한 변화와 다양한 연구와 교육 수요에 대하여 우리 연세인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상아탑 속에 안주하며 현실에 뒤떨어진 구태의연함에 자족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성적 성찰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셋째, 최고의 엘리트 양성을 위한 교육을 위해 우수한 인력 유치 및 재원 확충에 보다 힘써야 할 것이다. 우수 교원과 세계 석학을 유치하는 데 만전을 기하는 한편,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자율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안정된 재원의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함은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끝으로 연세의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연세의 발전은 가진 것을 포기하고 스스로를 낮추면서 이 땅에 사랑과 복음을 전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설립자들의 소명과 헌신이라는 초석 위에 세워진 것이다. 우리도 섬김의 자세로 복음과 사랑을 세계에 전하는 소명 위에 거듭나야 할 것이다. 

연세의 미래를 생각하면 희망과 함께 기우어린 걱정도 든다. 그래도 세계 속의 대학으로  비상하는 우리 연세를 생각하면 우리의 가슴은 뛴다. “Yonsei, The First and the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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