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국가대표 상비군 박정현씨를 만나다

어디에나 그러하듯 스포츠계에도 빈부격차는 있다. 축구 등의 인기종목과 봅슬레이와 같은 상대적 비인기종목이 받는 관심의 차는 엄청나다.

그러나 비인기종목은 한순간에 최고 인기종목이 되는 ‘로또 당첨’과 같은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김연아 선수가 일으킨 피겨열풍을 들 수 있다. 그렇다. 스포츠 종목의 인기는 담당 선수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 여기에 비인기종목인 승마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가 있다. 승마계의 젊은 피, 국가대표 상비군 박정현(체교·10)씨다.

박 선수는 20살로는 드물게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됐다. 국가대표 상비군은 국가대표가 부상을 당하는 등의 상황으로 출전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조직됐다. 실제로 상비군이 국가선수를 대신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면 상비군이 국가선수가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해 박 선수는 “승마의 경우 경기 출전에 있어 나이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40대 후반 정도의 연장자들이 확고하게 입지를 굳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선수는 “세월의 벽을 쉽게 넘을 수는 없겠지만 열심히 한다면 10년 후에는 국가대표가 돼있지 않겠느냐”며 승마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을 표현했다.

덧붙여 “우리나라 선수들과 외국 선수들의 역량 차가 굉장히 큰데, 이런 국내적 상황이 더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야망을 밝혔다. 이어 “열심히 노력해서 아시안게임에 나가고 싶다”는 말로 꿈 실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승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 선수는 “비인기종목이다 보니 주목을 받지 않는데 점점 인기를 잃어가는 것 같다”면서도 “「꽃보다 남자」나 「신이라 불린 사나이」 등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승마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를 통해 인지도를 얻기도 한다”며 승마 종목 인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스스로 비인기종목이라 칭하는 승마를 박 선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박 선수는 “아버지 친구 분이 승마를 권하셔서 취미생활로 입문해 매력을 느껴 중학교 때부터 선수생활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선수가 생각하는 승마가 주는 매력은 무엇일까. 박 선수는 “말은 크기만 클 뿐 강아지처럼 귀엽다”며 “다가와서 비비기도 하고 혀를 내밀어 애정을 표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승마선수들은 자기 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말과 교감한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다”는 박 선수의 말처럼 승마의 가장 큰 매력은 말과의 친밀한 관계에 있었다.

박 선수는 고등학교에 입학할 당시에는 승마에 특성화된 학교에 합격하지 못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지 못했지만, 고등학교 시절에 꾸준한 훈련을 하면서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성장했다. 아시안게임을 꿈꾸는 박 선수가 장래에 승마의 인기를 책임질 수도 있지 않을까.


김정현 기자 iruntoyo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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