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안함 침몰로 인해 희생된 해군장병 46명이 침몰된 지 34일 만에 영결식을 마치고 대전 현충원에 안장됐다. 그 중 6명의 장병은 시신도 없이 유품으로 장례를 치러 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국민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희생된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명복을 빌었지만 사랑하는 자식과 가족들을 보낸 유족들의 비통함은 쉽게 위로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 안타까운 것은 천안함 침몰로 실종된 해군장병을 수색, 구조하는 작업에 참여한 군인과 민간인들의 희생이 뒤따랐고, 해군 헬기가 연달아 추락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게다가 북한의 전 노동당 비서였던 황장엽씨 암살미수사건까지 발생하여 국민들은 흉흉함까지 느꼈다. 천안함 사건은 다시 한 번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느끼게 했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우리 역사의 비극으로 남았다.

그러나 천안함 침몰을 기회로 이용하려는 행태들이 보인다. 천안함 침몰사건과 황장엽씨 암살미수사건, 그리고 연달아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들을 선거를 앞두고 일부 세력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경거망동을 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정부나 미국의 음모뿐만 아니라 북한의 어뢰 공격까지 그야말로 소설과 같은 이야기들이 우리의 귀를 장악했다. 천안함의 침몰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조사단들도 참여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 아직 우리 정부나 책임 있는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 그럼에도 여러 집단들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유포하여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을 조장해 왔다.

천안함 침몰원인은 반드시 밝혀 재발이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침몰에 책임 있는 자가 있다면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천안함 침몰을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된다면 천안함의 침몰로 인하여 희생된 장병들의 영혼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 지경에 와 있다. 지방선거가 약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확인도 안 된 사실을 마치 진실인양 유포시키는 것은 국론을 분열시켜 천안함 침몰로 희생된 우리의 젊은이들의 피의 대가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것 이외에 다른 의도가 없는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냉정함을 유지하고 정확한 사실보도를 하여야 할 언론마저 인터넷에 떠도는 유언비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내용만이 진실인 것처럼 보도를 하고 있는 행태는 정치판을 대변하는 것 같아 더 씁쓸하다. 이는 희생된 우리 장병들을 모욕하고 나아가 우리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다.

이제 희생된 장병들의 영결식을 끝내고 안장을 했다. 이들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냉철함과 이성을 잃지 않고 차분히 조사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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