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요구안 설명과 수합된 서명 전달에 학교측 "검토하겠다"

 

지난 3월 29일 백양로 삼거리에서 ‘3.29 등록금 문화제 Yes, we can’(아래 문화제)이 열렸다. 이는 우리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와 3.29 등록금 문화제 기획단(아래 기획단)이 공동으로 기획한 문화제로 故노수석 열사(법학·95)의 서거일인 29일에 맞춰 진행됐다.

문화제는 크게 △노래패와 몸짓패 등 학생참여 프로그램 △2010 등록금 요구안 설명 △서명 전달식의 순으로 이뤄졌다. 문화제와 더불어 문과대 학생회의 주최로 ‘2010 연세대 교육투쟁’ 순서도 마련돼 △영어 인증제 △대학 상업화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려진 문화제에서 특히 정우영(기계·05)씨와 위민복(UIC·10)씨의 자유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정씨는 이공계 등록금 차등액에 대해 “설계실조차 부족한 현재 공과대의 현실을 생각해본다면 기기설비확충을 위한 차등액 책정이라는 근거가 무색해 지고 있다”며 “타 단과대에 비해 무려 100만 원이나 많은 이공계의 등록금에 대해 학교는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씨 역시 UIC의 ‘터무니없이 비싼’ 등록금을 지적하면서 “학생과의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국제캠 이전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중운위와 기획단은 지난 23일부터 서명운동을 통해 수합된 △신촌캠 3천700여명 △원주캠 1천500여명의 서명을 학생처장 안강현 교수(법과대·상법)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총학생회장 정다혜(사학·07)씨는 “호언장담하던 반값 등록금이 철회되는 등 등록금 부담이 더 이상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에 교육재정확충을 요구한다”며 “이와 더불어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 교수는 “학교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학내에서 논의된 학생들의 요청을 학교에 충실히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교는 학생들의 요구안을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며 “학생과 학교가 합력하여 정부로 하여금 사립대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문화제가 표방하고 있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대 정부 촉구’라는 구호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이번 등록금 인상에 대해서 “총학과 학교 측은 정부의 고등교육재정 확충을 요구하기 이전에 등록금을 동결하는 등 내부적인 긴축 정책안을 발표했어야 했다”며 “학교는 등록금 인상과 더불어 ‘학생 우군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차가운 바람 속에서 진행된 이번 문화제는 참여율 저조로 아쉬움을 남겼다. 실제로 백양로 삼거리를 가득 메웠던 의자들은 참여 학생 부족으로 인해 대부분 철수됐다. 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참여 학생을 1천명으로 예상했으나 많이들 참석하지 못해 의자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기획단장 김은진(신학·08)씨는 “날씨가 생각보다 고르지 못해 학생들이 서둘러 귀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문화제를 등록금 투쟁의 시작으로 여기고 앞으로 이에 끊임없이 문제제기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석엽 기자 adios@yonsei.ac.kr
사진 정석현 기자 remiju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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