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근 김길태 사건으로 인하여 성폭력은 우리사회 관심사의 중심에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이를 모방한 범죄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연일 재발방지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안양 어린이 희생사건, 강호순 사건 및 조두순 사건 등을 통해서 성폭력에 대해서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격한 감정을 드러낼수록 이차적인 피해가 발생한다. 따라서 절제되지 않은 사회적 관심은 피해자에게 또 하나의 성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주된 문제가 아닌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피해 때문에 피해구제를 꺼릴 수 밖에 없다. 문제를 빨리 덮고자 하는 원인은 우리사회 구성원이 성폭력사건을 대하는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 사건의 원인과 내용 등을 잘 알지 못한 채 결과만을 탓하는 여론몰이가 그 원인으로 제시될 수 있다. 피해자에게는 여론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 더 큰 피해가 된다.

성폭력은 대학사회에서도 존재한다. 지난 겨울방학기간동안 우리대학 학생이 신입생을 상대로 성추행을 한 사건도 있지만 이차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사건을 조기진화하기에 급급했었다. 얼마 전에 사회복지학과의 교수가 사직한 것이 대학원생 사이에서 발생한 성폭력문제와 관련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많은 수의 성폭력은 대학구성원 내 지인들 사이에서 많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사전에 어느 정도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성폭력은 위와 같이 학생사이 뿐만 아니라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도 발생하고 있고, 그 외 우리대학의 구성원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학내의 성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예방 교육이나 원론적인 교육보다는 실제적인 사례를 제시하여 성폭력이 발생하는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폭행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언어에 의한 성폭력은 사회적 용인의 한계 문제일 수도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여 그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에 대해서는 익명의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성폭력은 반드시 우발적인 것만은 아니다. 내가 아는 지인은 그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상황예측을 하지 못할 수 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전연 예기치 않은 상황이 나중에 성폭력으로 나타나는 예를 알려야 할 것이다. 대학사회는 아직 사회에 익숙치 않은 어린 성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은 은연중에 알거나 모르거나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다. 성폭력이 근절 될 때까지 우리사회의 성폭력에 대하여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실질적인 피해예방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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