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의 ‘맛’ 개선 위해 맛 평가단이 나섰다

'아워홈 맛 개선 평가단' 참가 학생들이 학관 식당에서 여러 메뉴의 음식을 맛보고 있다.

「연세춘추」는 지난 12일 학생회관(아래 학관) 지하 1층의 카페테리아(구 맛나샘)와 1층의 프레프레(구 부를샘)에서 ‘학생식당 맛 평가’를 진행했다. 일반 학생들을 세연넷 등으로 모집해 총 24명의 참가자와 함께 점심시간에 학생식당의 맛과 영양을 진단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학관 식당을 운영하는 ‘아워홈’으로부터 영양 분석표를 전달받아 식품영양학과 학생회·학회와 함께 평가했다. 맛 평가단 진행 결과 학생들은 △맛 △염분 △가격 △식단의 종류 등 대부분의 평가항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아워홈이 제공한 영양 분석표의 영양 균형도는 거의 완벽하게 나타나 학생 의견과 큰 차이를 보였다.

“맛이 없네요”

응답 결과에는 유독 맛에 대한 지적이 많다. 카페테리아에서 맛 평가에 참여한 김석영(영문·09)씨는 “맛이 없네요”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김씨는 이어 “‘맛있다’의 반대 의미가 아니라 정말 별 맛 없다”라며 불만을 덧붙였다. 다른 의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카페테리아에서 사천잡채덮밥을 먹은 노곤(사학·09)씨는 “밥과 잡채의 맛을 따로 느낄 수 있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보탰다. 강아린(외문·09)씨는 “싼 맛에 먹는다”고 말하며 “배는 채울 만 하지만 또 먹고 싶지는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필요 이상으로 짜고 매워요”

한편 임상경(교육·09)씨는 “싱겁게 먹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국물 메뉴들이 짜다”고 지적한다. 소금이 높게 함유된 음식은 몸에 해롭다. 염분을 과다 섭취할 경우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고 탈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간을 세게 맞추는 건 학생식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평소 한끼 이상을 해결하는 학생식당은 특별히 염분 조절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송명롱(식품영양·09)씨는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보다 과하게 먹은 듯 하다”고 지적하며 “국물 맛이 필요이상으로 짜고 매운 감이 있다”고 말했다.

“시설만 번드르르…”

리모델링 후 학생식당의 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이 역시 적지 않았다. 김정민(국문·06)씨는 “시설만 번드르르 해지는 학생식당에서 발전을 찾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생협의 자료에 따르면 리모델링 후 매출과 학생 이용률이 증가했다. 그러나 일반 학생들은 음식의 질과 높아진 가격에 이견을 가지고 있다. 최지원(교육대학원·석사1학기)씨는 “메뉴에 들어가는 재료의 단가 자체가 비싸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싼 듯 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채식주의자와 알레르기 보유자는?”

학생식당이 채식, 알레르기 식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리모델링 후에도 식단의 대부분에 육류가 포함됐다. 또한 돈까스 등 일부 식단에는 땅콩 등의 견과류가 얹어져 알레르기 보유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정화(교육·10)씨 역시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오씨는 “한식 양식 등 식단 분류는 신선하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딱히 식단에서 채식주의자와 알레르기 보유자를 고려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덕수(행정·06)씨도 “전반적으로 육류에 치중된 듯 하다”고 지적했다. 학생식당은 학생 전체를 위한 식단을 고려해야하는 것을 감안해볼 때 채식주의자와 알레르기 보유자를 배려한 식단이 전무하다는 것은 큰 결점이 된다.

“우유 한컵이면 영양은 거의 완벽해”

그러나 아워홈 측이 제공한 조리 전의 계획표에 해당하는 영양 분석표에 따르면 학생식당의 영양 균형은 거의 완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양 평가를 도운 식품영양학과 학생회·학회는 “아침과 점심을 학생식당에서 먹는다고 가정할 때 우유 200ml 한잔을 추가로 섭취하면 완벽한 하루 식단에 가깝게 된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아워홈의 자료에 따르면 학생식당의 영양은 흠잡을 곳이 없다. 그러나 실제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양과 아워홈의 영양 분석표에 적힌 제공량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분석표에 따르면 햄버거스테이크가 50g정도가 제공돼야 하지만 실제 제공량은 명백히 그 이상이다. 이는 학생식당이 공시하는 칼로리가 실제 제공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후 조리과정에서도 제공량의 차이가 생길 수 있어 학생들이 실제 섭취하는 식단의 영양은 측정키 힘들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대안은?

학생들은 맛 평가를 통해 △맛 개선 △염분을 줄일 것 △가격을 낮출 것 △채식 및 알레르기 식단을 고려할 것을 요구했다. 주머니가 가볍고,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학생식당에 기대하는 바는 소박하다. 오씨는 “반찬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고, 보통 백반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대안으로 꼽았다. 식당 장식이 화려하지 않아도, 가격이 싸고 그에 맞는 식단이 제공된다면 학생들은 더 바랄 것이 없다. 아워홈은 학생들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 관련기사 연두(www.yondo.net)에 계속

김동현, 김한슬 기자 gorgeous@yonsei.ac.kr
사진 정석현 기자 remijung@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