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숲’ 강민경 팀장이 말하는 숲 이야기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는 자동차들, 빼곡히 들어선 빌딩숲, 부대끼며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 ‘서울’이라는 말을 들으면 생각나는 것들이다. 여느 도시가 그렇듯 서울도 여유를 찾긴 어려운 장소인 것이다. 그런데 서울에서도 자연 속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뚝섬에 있는 서울숲처럼 서울 안에 조성된 숲들이다. 이런 도시의 숲을 관리하고 나아가 국토 전체의 숲을 가꾸는 시민운동단체 ‘생명의숲’의 강민경 정책팀장을 만났다.

시민운동단체 ‘생명의숲’ 강민경 정책팀장

강 팀장이 소속돼 있는 생명의숲은 △도시나 학교에 숲을 조성하는 ‘도시숲운동’ △농·산·어촌지역의 숲을 복원하는 ‘마을숲운동’ △지속가능한 산림관리의 모델을 제시하는 ‘모델숲운동’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강 팀장은 대학 시절 환경에 관심을 갖게 돼 졸업 후 환경 관련 분야에 종사하다가 현재 생명의숲에서 5년째 활동하고 있다.

강 팀장이 생각하는 숲은 인간과 자연의 매개체다. 일반적으로 숲은 삼림이라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도시에서의 숲은 삼림의 의미보다는 공원의 성격이 더 강하다. 강 팀장은 “숲이 주는 도시의 열섬현상 저감 기능은 인간의 육체적, 정서적 건강에 효과적”이라며 “도시에서 살며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공원을 거닐듯 숲에서 쉬면서 정서적,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숲 운동 뿐 아니라 정부의 반환경적 정책에 반대하는 운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에는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이라는 시민환경연대의 집행위원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강 팀장은 현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해 명백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번 파괴되면 되돌릴 수 없는 자연에 대해 충분한 사전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강 팀장은 “현재 녹색성장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개발이 묵인되고 있는데, 실제로는 전형적인 개발 위주의 활동에 불과하다”며 “진정한 녹색성장을 실현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이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에는 무엇이 있을까? 강 팀장은 그 해답을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사실 ‘생물다양성’이란 용어는 대학생들에게 굉장히 추상적이고 멀게 느껴질 수 있다”며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개인 텀블러를 갖고 다니며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 모두가 생물다양성 보존과 연결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간이 자연에 행하는 일에 대한 피드백은 상당히 느린 편이다. 골프장 건설을 위해 산을 깎으면 지금 당장은 나타나는 변화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 생물다양성이 파괴되고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무서운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식목일인 오는 4월 5일, 생명의숲에서는 나무를 심는 행사를 주최한다고 한다. 이번 식목일에는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심어 우리의 앞날에 생명의 부메랑을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임우석 기자 highbiz@yonsei.ac.kr
사진 정석현 기자 remiju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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