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공학관 화재 발생해 재산피해 250만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어

지난 10일 2시 18분경 제1공학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513호 제3설계실과 514호 제4설계실(아래 설계실)이다. 화재가 발생한 강의실은 규모가 작고, 강의실에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심각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화재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앞으로의 화재 방지 대책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발생한 직후 제1공학관에 있던 경비원들과 공과대 행정팀 및 설비안전부 직원들이 초기 진화를 시도했지만 발포폴리스테린 등이 타면서 유독가스가 심하게 발생해 진화에 실패했고, 인근 학생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관들이 약 20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넓이 30㎡의 설계실 2곳이 전소했고 복도에 그을음이 생겼다. 소방서에서 추산한 피해액은 부동산 피해액 150만원과 내부 비품 피해액 100만원을 합쳐 총 250만원으로 집계됐다.

화재가 발생한 직후의 대처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6층에서 수업을 듣고 있던 성정웅(컴퓨터·09)씨는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다”며 “처음 교실 밖으로 나왔을 때는 복도에서 타는 냄새가 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화재가 일어난 후에 화재경보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제1공학관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무사히 빠져나와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날 화재로 제1공학관 안에 있던 교수들과 학생들이 모두 대피했고, 7교시 이후에 제1공학관에서 예정돼 있던 수업들은 휴강하거나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하지만 아직 화재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화재가 발생한 설계실의 관리 담당자인 건축공학과 이상윤 강사는 “화재 현장에 화재의 원인이 될 만한 전열 기구는 없었고, 담배꽁초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화재 원인은 천장에 달려있는 형광등 배선의 합선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강사는 “공과대 건물은 매우 노후화됐고, 배선이 매우 복잡하다고 들었다”며 배선 합선에 무게를 뒀다.

반면 관재처 류필호 관재부처장은 “아직 화재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현재 설치돼 있는 형광등의 작동 원리상 배선문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또 “화재발생을 막기 위해 모든 교실의 관리 등급을 나누고 화재 안전점검을 한다”며 “화재가 발생한 교실의 경우 화재 위험요소가 없어 1년에 1차례 화재 안전점검을 하도록 지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 부처장은 “화재 현장이 평소 청소가 잘 이뤄지지 않고 심하게 어질러져 있어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었다”며 “화재 당시 처음 화재가 발생한 514호는 문이 잠겨있었지만, 옆방인 513호 출입문과 513호에서 514호로 이어지는 내부 출입문은 열려있어 누구든지 출입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말해 설계실에 출입한 일부 학생들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이 강사는 “매주 목요일 설계실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청소를 한다”며 “화재의 원인이 될 만큼 심하게 어지럽혀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화재의 원인 조사를 맡은 서대문 소방서 신종철 조사반장은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아 화재 원인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화재가 발생했을 때 옆방에 있던 교수 두명이 출입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교수 한명은 결국 출입문이 열리지 않아 소방차 사다리를 이용해 창문으로 탈출했다.
류 관재부처장은 “화재와 같은 비상시에 방 안쪽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방 안에 사람이 있을 경우 인명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고, 문이 잠겨있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DT캡스의 한 관계자는 “각 방의 출입통제 시스템은 방의 문과 중앙제어실이 연결돼 있어, 중앙에서 출입 허가 신호가 전달되면 문이 열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며 “이번에는 화재로 중앙제어실과 문 사이의 연결이 끊어져 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앞으로 비상시에는 문을 강제로 열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수 기자  idesir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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