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탈과 함께한 우리나라 인터넷 시작페이지의 변천사

야후, 라이코스, 알타비스타, 심마니, 한미르, 네띠앙, 프리챌, 엠파스, 다음, 네이버, 네이트, 구글… 당신은 어디까지 기억하나요?

 

야후-엠파스-다음-네이버-네이트, 인터넷 시작페이지는 항상 빠르게 변한다.

 

지난 2009년은 인터넷 기술이 등장한지 40년째 된 해였다.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도 어언 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동안 인터넷은 빠르게 변화했고, 인터넷과 함께 포탈의 역사도 진화했다. 인터넷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시작페이지는 이러한 포탈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한다.

시작페이지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고 신뢰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이트로 설정해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인터넷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는 네이버의 인터넷 시작페이지 점유율은 50%가 넘고 특히 20대는 60%이상이 네이버를 이용한다. 네이버의 무서운 점유율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처음부터 독보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2003년에는 겨우 14.71%에 불과했다.

인터넷과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통로, 우리의 인터넷 시작페이지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드넓은 인터넷의 바다, 문이 열리다

우리나라에 인터넷 상용 서비스가 개시된 것은 지난 1994년이지만 일반인들이 인터넷을 사용한 것은 초고속 인터넷이 ‘두루넷’이라는 이름으로 보급된 1998년부터다. 무료로 사용 가능한 WWW(World Wide Web)도 제공됐다. 그러나 2001년초까지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의 기존 PC통신 유료가입자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기존의 사용자들과 그들이 창조한 컨텐츠를 보유한 PC통신에는 무료 웹사이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볼거리와 놀거리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시맨틱스 조광현 대표는 “90년대 말에서 2000년까지 인터넷의 확장과 함께 천리안 가입자는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면서 “그러나 사이버세상의 패러다임은 폐쇄적인 PC통신이 아닌 개방형 인터넷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었다”며 초창기 인터넷을 회상했다.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아이콘을 누르면 최근 가장 대중적인 인터넷페이지가 화면에 뜬다.

 

야후-다음-네이버로 변해온 시작페이지

이에 WWW가 활성화되고, 부르기 쉽고 외우기 쉬운 도메인 주소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함께 많은 웹사이트가 탄생하게 됐다. ‘야후(Yahoo!)’는 이 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이트를 분류하여 그 주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디렉토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미 세계적인 포탈사이트였던 야후는 앞선 노하우로 한국시장에 발을 들여 놓자마자 독보적인 위치로 떠오르며 입지를 굳혔다. 당시 인터넷 유저 대부분의 시작페이지가 빨간색 로고가 새겨진 야후였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야후의 성공과 함께 라이코스도 1999년에 라이코스 코리아를 설립하면서 한국에서 두 외국계 포탈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정보통신부는 “2002년에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1천만명을 돌파해 세계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사 전략기획팀 서명덕 팀장은 “그 배경에는 김대중 정부 하에 전국적으로 일었던 IT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보화 시대라고 해서 모두 인터넷을 써야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만들기 등의 교육을 국가차원에서 했었다는 것이다.

1997년에는 무료 웹메일 서비스인 ‘한메일’이 등장했다. 서 팀장은 한국 첫 포탈서비스를 태동시킨 ‘다음(Daum)’이 “이 같은 IT붐 상황에 타겟이 된 수혜자”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당시 한메일 아이디가 인터넷코리아의 시민권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자부한다. 그렇게 대한민국 대표 메일서비스로 자리를 잡은 다음은 1999년 카페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새천년과 더불어 국내 1위 인터넷 업체로 부상했다. 한메일과 카페는 당시 최고의 인기서비스였다.

한편 알타비스타(Altavista)라는 키워드 검색엔진이 시장에 선보이게 됐고, 그 후 검색 엔진의 대세는 디렉토리형 검색엔진에서 키워드 검색엔진으로 넘어오게 됐다. 동시에 영원할 것만 같았던 다음의 지위는 네이버에 의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온라인 활동을 시작한 2002년 전후 네이버의 광고, 메시지, 브랜딩효과는 다른 포탈들에 비해 참신했다고 평가된다. 또한 다른 포탈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검색광고’로 얻은 자본으로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에 사람들이 점점 네이버로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네이버가 가진 블로그와 지식인 등이 네이버의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2003년, 네이버는 다음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2005년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정상으로 등극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네이버는 인터넷 시장의 6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최강자다.

인터넷 다음세대의 얼굴은?

네이버의 독주는 계속 될까? 코리안클릭의 유도현 대표는 “인터넷 산업은 1위 프리미엄이 강한 곳이지만 반대로 ‘비연속적 혁신 서비스’를 통해 순위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서비스화되면 누구나 1위로 등극할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네이트의 약진이 무섭다. 엠파스를 인수하고 싸이월드와 통합한 뒤 시멘틱 검색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내세우며 선두기업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사용자의 마음을 잡는 자 인터넷을 잡는다. 우리의 다음 시작페이지는 무엇이 될지, 기대해보자.


김혜진 기자 2every1@yonsei.ac.kr
사진 박민석 기자
ddor-e@yonsei.ac.kr
일러스트레이션 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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