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비망록]

기자는 박수를 받을 일이 없다. 아니 다시 말해 연세춘추 기획취재부 기자는 박수 받을 일이 없다. 되려, 비난과 질책을 받지 않으면 다행이다. 나는 취재할 때 선선히 답변해주는 취재원이 고맙다. 고맙기 전에 의문이 먼저 든다. 왜 거절하지 않을까? 왜 혼내지 않을까? 한 학기동안 뛰어다니는 동안 나에게는 질문보다 설득을 하는, 취재보다 질책을 받는 시간이 더 길었다.

외국인 학생에 대한 기사를 취재할 때, ‘인바운드 국제화’라는 슬로건은 공중누각이었다. 보도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많은 얘기를 들었다.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지원은 아직도 열악했고 결국 취재원들은 기사에 말을 싣기를 거부했다.

송도캠에 대한 인천 여론을 다룬 기사를 취재할 때, 정작 중요한 발언을 해줄 인천 시의회에서는 몸을 사렸다. 우리대학교의 특혜 의혹을 규탄한 시의회였다. 그러나 시의회장을 비롯한 관련 의원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이후 이 기사는 내부에서도 많은 시행착오까지 거쳐 겨우 나갔다.

학생복지위원회 기사를 취재할 때는 자료 입수에 애를 먹었다. 충분한 제보와 심증을 가지고 시작한 기사였지만, 만나는 취재원 모두가 치부를 가리기에 급급했다. 기사가 나간 후, 나와 취재1부 기자는 뒷수습에 허덕였다. 옳은 말을 기사에 옮겼어도, 강한 반발만이 돌아왔다. 이후 후속보도가 나갔고, 취재원의 말은 계속 달라졌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의혹은 사실이 됐다.

한 학기의 취재가 끝나고, 한 학기 이상의 고난이 끝났다. 나는 아직도 누구의 박수도 받은 기억이 없다. 사람들은 여전히 칭찬에 인색하고 치부를 가리기 급급하다. 나는 우리대학교가 비판을 통해 성장하길 바란다. 내 기사가 누군가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 조금 먼 미래에 기획취재부 기자도 박수를 받을 날이 오길 바란다. 우리대학교가 더없이 좋은 학교가 되길 바란다.

김동현 기자 dh7000cc@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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