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설문 결과 60% 이상이 경영학과 선택, 본래 취지 퇴색돼 대책 마련 시급

자유전공학부(아래 자전)는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을 탐색한 뒤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2009년 신설됐다.

 하지만 이같은 본래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자전 학생들이 상경·경영대 등 특정 인기학과로 대거 전공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돼 ‘자전의 설립 취지가 무색할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특정 학과로 몰릴 경우 수강신청 문제 및 강의실 부족 문제도 예상된다.

오는 12월 전공신청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자전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총 응답자 103명 중 약 60%가 ‘경영학과로 전공을 신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자전 부학생회장 강동택(자유전공·09)씨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80~90%정도의 학생들이 경영학과로 전공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다”며 “자전 학생들 중 대부분은 입학하기 전부터 경영학과로의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입학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같은 설문 결과가 나온 것은 학생들이 자전 입학 후 1년이 지나면 각자 자신이 원하는 전공으로 소속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현행 규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학교 측이 2009년 법학계열 신입생의 인원을 자전 인원으로 돌리면서 ‘학생 유치를 위해 성급하고 미숙한 학사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박진형(경영계열·09)씨는 “학교 측은 아무리 신입생 유치를 위해서였다고 해도 자전의 신설 취지가 충분히 존중될 수 있도록 학사 행정을 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원경 학사지도교수(학부대·상경계열/자유전공)는 “전공 쏠림 현상이 완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과거 공학부 체제에서도 학생들이 특정 학과로 쏠렸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자연스레 분산된 바 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일단 대비책을 마련해 둔 상태다. 경영대 부학장 엄영호 교수(경영대·재무관리)는 “전공기초 과목들의 분반을 최소한 한 개씩 늘렸으며 강의실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학교본부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자전은 △‘자유창의 장학생’ 공모전 개최 △GTC 교과목에 ‘사회 인사들과의 간담회’ 포함 등 자전만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들은 자전 이외의 학생들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교과과정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자전 소속 김아무개씨는 “학교 측이 자전 학생들을 위해 제공한 프로그램이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며 “자전 학생들을 위해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민 기자 ziull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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