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천년의 새연세’가 첨단지식사회를 선도하겠습니다.” 2000년 1월 1일 연세춘추 1면에서 21세기의 서막을 알린 메시지였다. 이를 위한 구체적 노력들은 지난 2005년 창립 120주년을 맞아 선포하였던 '연구프론티어', '섬김의 리더십', '혁신과 안정된 재정기반' 을 기본과제로 하여 선포한 연세 Vision 2020 "Yonsei, the First & the Best"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이 비전에는 1990년대 초부터 모색하였던 21세기의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연세”를 위한 구체적 전략들이 제시되었다.
지난 십년 동안 연세 구성원의 노력을 돌이켜 보면, 2007년 SCI 논문 수 세계96위, 2009 The Times 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 3만여 대학 중 151위로 국내 사립종합대학 중 1위 평가를 받는 등 많은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체계적인 리더십 교육을 위한 리더십센터와 멘토링 봉사활동 등 다양한 리더십과 봉사 프로그램들을 통하여 '섬김의 리더십' 배양을 위한 노력들도 쉽게 엿볼 수 있다. 캠퍼스 내 신축, 증축된 많은 건물들은 신촌과 원주 양 캠퍼스의 교육환경의 확충과 질적 제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내년에 부분 개교하게 될 국제캠퍼스(송도)는 세상을 이끈다는 연세의 국제화를 위한 초석으로 연세의 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124년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조선 땅에 무조건적인 믿음과 절대 순종으로 척박한 불모지에 옮겨 심었던 한 그루 나무는 우리나라 최고의 사학이자 세계의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구성원들의 연세 사랑과 이를 위한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더해지면 연세의 꿈인 Vision 2020은 실현될 것이며, 한국 사회와 세계를 새롭게 만드는 대학으로 우뚝 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국제캠퍼스 개교를 목전에 둔 지금까지 국제캠퍼스 기안에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막대한 예산의 소요와 구성원들 간 소통의 부재 문제는 해결된 듯 보이지 않는다. 발전적 변화를 위한 안정된 재정기반 확충과 성공적 국제캠퍼스 개교를 위한 연세 구성원들의 합의 도출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연세가 처한 난관은 언더우드가 직면했던 환경과는 비할 수 없을 정도의 행복(?)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언더우드가 보여주었던 무조건적인 믿음과 절대 순종적 헌신은 찾아볼 수 없고, 이해 문제와 얽혀 자신의 목소리들을 내세우기에 급급해 보인다.

말하지도 듣지도 않고 시간에 떠밀려 일만을 추진하려는 모습과 변화를 기피하고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모습들 속에서는 발전이 아닌 정체나 퇴보만 예상될 뿐이다. 연세 구성원들의 소통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확고한 믿음 속에서 연세인들은 서로의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며 혜안을 모은다면 21세기 첫 10년이 보여준 것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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