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복지위원회(아래 학복위)는 총학생회(아래 총학) 산하의 특별위원회로 총학으로부터 독립돼 학생 복지를 위한 여러 활동을 진행한다. 주요 사업으로는 △한가위 귀향단 모집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 복지장학금 지급 △각종 물품 대여가 있고, 학복위원장은 생협의 이사 자격으로 생협이 추진하는 여러 일에 관여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복위가 하는 일을 잘 모르고, 일부 학생들은 학복위가 진정한 복지 실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9월 21~25일 학복위는 추석을 맞아 ‘한가위 귀향단(아래 귀향단)’을 모집했다. 귀향단은 우리대학교 학복위뿐만 아니라 서강대, 명지대 등 타 대학교 학복위와 함께 진행한 사업으로, 학복위가 직접 버스를 빌려 지방에 사는 학생들이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귀향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학복위가 귀향단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학관 앞의 데스크를 잘 지키지 않고 학복위실에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학복위원장 허정민(행정·08)씨는 “행사 시작 1주일 전에 학관 앞에 미리 데스크를 설치하고 포스터를 붙여 뒀는데 학생들이 귀향단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며 “행사가 시작된 뒤에는 학관 앞 데스크와 학복위실을 통해 신청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복위의 태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귀향단을 이용해 귀성하려한 노곤(인문학부·09)씨는 “표를 사기 위해 학복위실에 표시돼 있는 학복위원 재실시간에 7번이나 찾아 갔지만 아무도 없었다”며 “학복위원장에게 직접 항의했지만 ‘그럴 수도 있지 않냐’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생협 복지장학금 지급 과정에도 학생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생협 복지장학금은 조합원인 학생들로부터 얻은 수익을 학생들에게 환원한다는 생협의 목적에 맞게 생협의 수익금을 장학금의 형식으로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학복위는 한 학기에 한 번씩 홍보를 통해 생협 복지장학금 수혜 대상자를 모집하고 장학금 수혜자를 선발한다. 하지만 생협 복지장학금 수혜자가 어떤 기준을 통해, 누구에 의해 선발되는지는 전혀 공개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학복위원장 허씨는 “학복위는 학생들의 생협 복지장학금 신청을 받아 학생처에 전달하는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다”며 “장학금 수혜자 선정의 구체적 기준은 내부적인 사항이라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복지처 장학복지과의 한 관계자는 “학복위에서 1차적으로 수혜 대상자를 선정 한 뒤 장학복지과에서 학생들을 한차례 더 검증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말해 장학금 수혜 대상자 선정 업무 담당자에 대한 학복위원장과 장학복지과 관계자의 언급이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학복위의 운영 자금 사용 내역에 관해서도 총학이 특별자치기금을 지급하기만 하고 사용처를 명확히 확인하지 않아 일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학복위는 특별자치단체이며 단과대 학생회와 마찬가지로 총학생회로부터 학복위 운영 전반에 필요한 특별자치기금을 지원받는다. 총학생회장 박준홍(경영·05)씨는 “예산을 지급하기 전에 사용 목적을 보고 예산을 지급한다”며 “총학이 지급하는 특별자치기금에 대해서는 사용처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복위가 예산을 지급 받은 후에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총학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없어 총학은 학복위의 예산 사용 내역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지난 10월 26일 열린 33차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학복위는 인터넷 홈페이지 운영비를 포함한 기타 비용으로 총 1백만 2천원을 신청해 운영 자금을 지급받았지만 학복위 홈페이지 ‘연세웰컴(http://www.yswel.com)’은 현재 전혀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학복위 활동에 불만을 갖고 있지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부총학생회장 김예람(신방·06)씨는 “학생들의 불만사항을 듣고 학복위에 수차례 불만사항을 전달했다”며 “하지만 학복위는 총학과 독립돼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단체기 때문에 권고를 하는 것 이외에 총학이 관여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대학교 학복위와는 달리 고려대 학복위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고려대 학복위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활동 상황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 우리대학교 학복위가 인터넷 클럽에서 장학금 신청 이외에 다른 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 것과 달리 고려대 학복위는 물품 대여 예약 신청을 받거나 학복위가 주최한 강좌를 알리는 등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여러 사업을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복위원을 선발하는 과정도 우리대학교 학복위와는 다르다. 고려대 학복위는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습위원 선발을 공지한 후 면접을 통해 수습위원을 선발한다. 반면 우리대학교 학복위는 인원이 부족할 때마다 활동 의사가 있는 학생을 유동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으로 인원 충원이 이뤄진다. 부총학생회장 김씨는 “학복위원 충원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위원들이 학복위원들의 지인으로 채워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복위는 아직도 많은 학생들에게 폐쇄적인 느낌을 준다. 이에 학생들은 학복위 활동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학복위의 활동이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면 학복위는 학생들의 신뢰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다.

김동현, 김지수 기자 idesir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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