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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를 말하는 진중권의 목소리
  • 김희민 기자
  • 승인 2009.11.14 18:01
  • 호수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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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대한 거침없는 독설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 시대의 ‘논객’ 진중권씨가 지난 12일 학술정보원 6층 장기원 국제회의실에서 ‘디지털 푼크툼(punctum)’이라는 주제로 강단에 섰다.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는 한정된 주제에만 머물지 않고 폭넓은 이야기로 강연을 이어나갔다.

강연 주제인 ‘푼크툼’은 롤랑 바르트가 만든 용어로, 개인이 회화나 사진을 보고 느끼는 개별적인 효과를 총칭하는 말이다. 진씨는 “푼크툼은 피사체를 상정했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 개념으로 디지털 시대에는 푼크툼의 의미가 적용되기 힘들다”며 “디지털은 전통 회화와 달리 피사체없이 CG 등의 기술을 이용해 작품들을 생성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푼크툼의 개념이 현대에 보다 넓은 의미로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푼크툼의 개념을 예술작품에 한정시키지 않고 신세대와 구세대가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에 적용시켰다. 진씨는 “구세대가 하나의 세계관을 갖고 현실을 바라봤다면, 현세대는 다양한 가치관들을 쉽게 수용한다”고 말했다. 거짓 공약들을 내세우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 열광하는 ‘허경영 현상’과 대중들이 ‘막장 드라마’를 유쾌하게 수용하는 모습 등의 예를 들며, 현 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유희적 가치관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진씨는 “현 시대에는 가상과 현실이 중첩되면서 둘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졌다”며 “둘 사이를 오고갈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같은 중첩현상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여러 분야에 주의력을 분산할 수 있는 새로운 의미의 집중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정보의 홍수에서 인어공주처럼 거품으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안수아(경제·08)씨는 “지나가는 길에 플래카드를 보고 유명한 분이라 강연에 참석했다”며 “어려운 주제였음에도 특유의 유머와 재치덕분에 강연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강연은 대학원 총학생회가 주최하는 대학원 가을 원우주간 학술제인 ‘2009 우리 여기 함께’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대학원부총학생회장 백민주(비교문학·석사4학기)씨는 “작년 신해철씨에 이어 좋은 연사분이 와주셔서 학부생들이 많이 참석해 주신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희민 기자 ziulla@yonsei.ac.kr
사진 구민정 기자 so_cool@yonsei.ac.kr

김희민 기자  ziull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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