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점거농성 후 긍정적 협상 이뤄내, 비정규직 노동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아래 연세대분회)는 △고용승계 △임금상승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지난 10월 29일 동문회관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다.

농성에는 연세대분회 소속 노동조합원(아래 노조원)들을 비롯해 서대문구 진보신당 대외협력국원, 비정규직 문제를 고민하는 학생모임 ‘살맛’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해 농성에 참여한 노조원들에게 힘을 더했다.

동문회관은 용역 하청업체를 선정해 미화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용역업체 선정은 주로 1년을 주기로 이뤄지며 선정 시기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다.

현 용역업체인 대영실업은 임금을 체불하고 노조원에게 막무가내 식의 근로조건을 강요하는 등 갖은 횡포를 부렸다. 이에 노조는 새로운 용역업체 선정에 있어 노조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동문회관 측 역시 근로조건 악화에 공감하고, 차후 업체 선정에 있어서는 노조가 제시한 근로조건을 반영할 것을 약속했다.

이후 지난 10월 29일 새로운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자리가 마련됐고 연학산업과 동문회관 측는 업체 선정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당시 연학산업은 “동문회관 측과 노조가 제시한 근로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하청 제의를 거절했다.

그러나 한 시간 후, 동문회관 노동자들은 다른 기업인 송광실업으로부터 “우리가 동문회관 측과 계약을 맺게 될 것”이라며 “근로계약서와 이력서, 이전 사업체의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듣게 됐다. 심지어 송광실업이 제시한 근로조건은 이전의 근로조건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

이에 동문회관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의 요구는 듣지 않고 한 시간 만에 임의로 용역업체를 선정하려고 한 동문회관 측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낮 4시 동문회관 로비를 점거해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 5시간 만인 저녁 9시 교섭이 이뤄졌으나, 동문회관 측에서 확답을 내리지 않아 노조는 계속해서 농성을 진행했다.

결국 다음 날인 지난 10월 30일 노사협상테이블이 마련됐다. 협상테이블을 통해 기존의 논의 업체였던 연학산업이 최종 선정됐고, 노조가 주장한 조건은 대부분 받아들여졌다. 임금의 경우 20%정도 상향 조정됐고, 근로조건 역시 주말 모두 근무해야했던 기존의 근로조건에서 격일 근무로 개선됐다.

동문회관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요구한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에 선정된 업체는 이전보다 큰 용역업체라 시스템이 더욱 체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분회 김경순 분회장 역시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어낸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동문회관 측은 지난 2008년 체불임금 및 일방적 해고로 논란이 불거진 전례가 있어 학내 비정규직 노동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김슬아 기자 howge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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