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사업단장 백영서 교수 인터뷰

지난 9월 25일, 학술정보관 장기원 국제회의실에서는 우리대학교 HK사업단*의 제1차 학술대회가 열렸다. 그런데 핵심 키워드가 ‘사회인문학’이다. 윌슨의 『통섭』 이후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은 흔히 찾아볼 수 있게 됐지만 인문학과 사회과학이라니 흥미롭다.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찾아간 사업단장 백영서 교수는 “사회인문학은 단순히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결합시킨 것이 아니다”라는 말로 입을 뗀다. 백 교수로부터 HK사업단이 계획하고 있는 통섭 프로젝트에 대해 들어봤다.

Q. ‘사회인문학’에 대해 처음 들어본다.
A. 새로울 수밖에. 우리 사업단에서 연구를 추진하며 인문학의 사회적 성격이 회복돼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만든 개념이다. 과거의 인문학은 문사철 같은 특정한 학문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학문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근대로 넘어오며 자연과학, 사회과학이 차례로 독립해 나가고 인문학은 그 남은 것을 지칭하는 말이 됐다. 사회인문학은 분과학문이 되기 이전 인문학이 지녔던 총체성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분리돼 발달한 분과학문들의 성과를 수용하면서 전체적으로 오늘날의 실정에 맞게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Q. 『통섭』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이나 최재천 교수는 자연과학 중심의 학문 통합을 주장한다. 사회인문학이 꿈꾸는 융합학문은 이와 어떻게 다른가.
A. 자연과학 중심의 통섭은 환원적 분석을 특징으로 한다. 인간의 정신활동, 사회 현상 등을 유전자 차원으로 환원해 설명하는 식이다. 그러나 사회인문학은 환원될 수 없는 인간 존재를 가장 중심에 놓고 지식을 탐구한다. 또한 그렇게 탐구한 결과가 어떻게 현실 사회에서 실천될 수 있을지까지 고민한다.

Q.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함께 연구하는 만큼 연구자들 전공이 다양할 것 같다. 근래 통섭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학문 간 벽은 높은데 연구원들끼리 소통의 어려움은 없나.
A. 없을 수가 없다. 각 학문마다 개념 정의, 사고방식, 글쓰기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대화도 쉽지 않다. 그게 어려운 점이다. 그러나 HK사업은 각 단과대 소속 전공자들이 모여 공동연구를 하는 게 아니다. 사업단 소속으로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자기 전공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연구자를 키우는 게 목표다. 우리 사업이 10년짜리인데 계속해서 소통하려 노력하고 성찰한다면, 10년 후에는 연구자 스스로가 분과학문의 문제의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Q.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가 진행 중인가.
A. 현재 10년 계획의 1년째로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 중이다. 일단 우리 사회에서 분과 학문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와 같은 형태로 자리잡았는지 학문의 역사를 밝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역사를 알아야만 이 학문이 미래에도 이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될지 말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인문학의 자원 또한 점검하고 있다.

Q. 9년 후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A. 국학연구원이 세계적인 학파가 되는 게 이상이다. 현재 우리가 세운 주제들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하나의 학파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HK사업단 : 교육과학부의 ‘인문한국(HK)’ 사업의 지원을 받는 우리대학교 국학연구원 소속 사업단.

정지민 기자 anyri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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