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심층/기획
과다한 업무에 이중·삼중고 겪는 조교
  • 황이랑 기자
  • 승인 2009.10.31 16:05
  • 호수 1623
  • 댓글 0

공부에 열중하는 대학원생이자 행정업무와 교수 연구 보조, 때로는 교수 대신 수업을 진행하는 것까지 담당하는 조교들. 조교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은 현재 조교, 교수, 학생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도 운영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조교는 크게 △사무조교 △수업조교 △연구조교의 세 종류가 있고, 단과대마다 명칭 및 구체적인 상황은 매우 다르다. 사무조교는 한 학과에 2명 정도가 배정돼 과사무실 등에서 행정 업무를 보조하며, 수업조교와 연구조교는 대체로 교수 한 명당 학생 한 명 꼴로 배정된다. 학생 수가 100명이 넘는 대형 강의에는 수업조교가 추가로 배정된다. 우리대학교에서는 일반적으로 대학원생들이 자신의 대학원 지도교수의 조교가 되고, 따로 연계된 전공이 없는 학부 교양강의의 경우에는 대학원 본부에서 학부대학에 인원을 지원해 준다. 조교들은 장학금의 형태로 조교 업무의 대가를 지급받는다.

조교의 종류는 셋으로 나뉘어 있지만 하는 업무는 명확히 구분돼 있지 않다. 실제로 수업조교나 연구조교는 수업준비와 교수 연구 보조를 동시에 맡을 뿐만 아니라 교수의 보직과 관련된 업무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원생인 조교들은 교수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교수의 지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교들은 공부를 해야 하는 대학원생으로서 본분에 충실하지 못한 때도 많다. 최종철(경영·박사2학기)씨는 “교수님의 연구 일정에 맞춰 공부를 미루기도 한다”며 “크게 부담이 되진 않지만 아무래도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학과나 강의에 따라서는 조교가 수업을 직접 진행하기도 한다. 이공계열의 실험수업에서는 조교가 전체적인 진행을 맡고, 공과대의 경우 조교가 연습문제를 풀어주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따로 마련된다.

조교가 진행하는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둘로 갈린다. 통계학입문 강의를 수강하는 강지훈(경영계열·09)씨는 “교수 수업과의 연결성이 부족해서 독립된 과목처럼 느껴졌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조교는 교수와 달리 커리큘럼에 맞춰 자신이 맡은 진도를 모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수업이 딱딱하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개념만 설명하는 교수님과 달리 조교는 보다 학생들의 시선에 맞춰 친절하게 지도해 준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일부 학생들은 수업에 따라 조교의 관할 범위가 넓어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도 한다. 송우영(전기전자/경영·04)씨는 “엑셀로 실습하는 경영과학이나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하는 회계 강의 같은 경우에는 조교들이 더 도와줬으면 하지만 교수님에 따라 조교 활용도가 다른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조교가 담당하는 일의 양이 절대적으로 많다 보니 학생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는 어렵다. “교수님께 직접 다가가긴 어려운 만큼 조교와 접할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정슬아(간호·08)씨의 말처럼, 학생들은 조교가 수업 보조만이 아니라 조교가 교수와 학생 간 실질적인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수업조교들도 와이섹에 강의 자료를 업로드하거나 객관식 시험 문제 채점을 하는 등 학생들과 간접적인 접촉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유민곤(주거환경·08)씨는 “조교는 수업에서 출석체크 정도만 할 뿐 학생들과 별도의 교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학부대학 교양강의는 조교 배정 과정에서 세부전공이 고려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 교수가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이 조교의 학문적 관심사와 달라 학생들이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학기 우주의 이해 과목을 수강한 이아무개(사회과학계열·09)씨는 “조교가 실습 시간을 진행해야 하는데도 자기 분야가 아니라며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조교 제도가 지금보다 효율적으로 활용되기 위한 방안은 학과나 강의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운영 방식을 꾀하는 것이다. 또한 학생과의 유대감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도 조교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은 경감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교 수를 늘리거나, 조교 간 역할 구분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교들이 한층 질 높은 수업이라는 골에 훌륭한 어시스트를 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제도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황이랑 기자 oopshucks@yonsei.ac.kr
그림 김진목

황이랑 기자  oopshucks@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많이 본 뉴스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