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장학금 제도 점검

오는 2010학년도 등록금 동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록금에 대한 학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려운 경제현실 속에서 학생들의 학업을 장려하고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장학금 제도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다. “돈 없어서 공부 못하는 사람은 없도록 하겠다”는 현 정부의 신념아래 지난 5월 한국장학재단이 설립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장학금 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교의 장학금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종류 다양한 장학금, 지급 규모는?

우리대학교의 장학금 제도에는 △교내·외장학금 △기금장학금 △학자금융자 크게 3가지가 있다. 우선 교내장학금은 대학배정장학금(진리장학금, 자유장학금), 우수학생장학금, 총동문회장학금 등 15종이 있다. 본교 동문이나 개인독지가의 기금에 의하여 지급되는 기금장학금으로는 국회연세, 연세라이온스 등 270여종과 교외장학재단에서 지급되는 교외장학금으로는 170여종이 있다. 학자금 융자로는 정부보증학자금융자와 농어촌출신학자금무이자융자 등이 있다. 학교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장학금액 지급 규모는 지난 2007년 기준 약 689억원으로 전국대학 중 1위를 기록 한 바 있으며 2008학년도의 경우 776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학점 높아도 장학금 받기 어려워

우리대학교는 등록금의 12%를 대학배정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학배정장학금은 성적과 가계곤란을 기준으로 진리와 자유장학금으로 나뉜다. 지난 2008학년도 대학배정장학금은 진리·자유 장학금을 포함해 약 100억원이 지급됐다. 단과대별 진리·자유장학금 지급 비율은 경영대, 공과대 등의 경우 거의 5:5로 동일한 반면 문과대, 법과대와 같이 그 비율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는 단과대로 배정된 장학금이 각 학과 사정에 맞도록 자율적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학생복지처 장학취업팀 관계자는 “학과의 특성을 잘 아는 지도교수와 행정직원이 경제적 상황과 학과의 사정을 고려해 한정된 등록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장학금 지급정책에 관한 심의기구인 장학위원회가 각 대학(원)또는 학과에서 추천된 지급대상자를 심사하고 장학금 지급을 확정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성적이 웬만큼 높지 않으면 진리장학금을 받기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성적보다 가계곤란 장학금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과대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지난 2008학년도 대학배정장학금의 총합계 비율을 보면 진리장학금이 44%, 자유장학금이 56%로 가계곤란 학생을 위한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진리장학금 지급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08학년도 2학기 진리장학금을 받은 이아무개(신방·08)씨는 “충분히 반액장학금이 가능한 학점이라고 생각했는데 1/3장학금을 받았었다”며 “내 학점으로 얼마 정도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지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진리장학금의 경우 비슷한 학점대가 몰리면 한 사람당 지급액이 줄어들거나 컷점수가 높아지는 일이 빈번해 학생들로서는 장학금 수혜 여부를 가늠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한마음장학금 등 교내 가계곤란 장학금 종류는 많은 반면 재학 중 성적으로 받는 교내장학금은 진리장학금이 유일하다. 한국장학재단 출범으로 가계 곤란자를 지원하는 국고장학금 제도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장학취업팀 관계자는 장학금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쓰여야 할 뿐만 아니라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도 학업을 장려할 수 있도록 쓰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체적인 틀에서 진리와 자유장학금의 비율을 융통성있게 균형적으로 맞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학생 위한 장학기금, 얼마나 되나?

장학금 용도로 사용목적이 지정된 기부금의 경우 목적에 맞도록 100% 장학금 재원으로 쓰인다. 하지만 학교발전을 위한 이른바 범용성 기부금의 경우 그 일부를 장학적립기금으로 사용한다. 기금 적립을 통해 규모를 키워나가면서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장학금 용도의 기부금이 한시적으로 쓰이는 반면 장학적립기금은 시드머니 격으로 장기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교의 범용성 기부금 중 장학기금은 얼마나 될까? ‘2010 연세인 미션: 등록금을 얼려라!’ 실천단(아래 실천단) 실천단장 정준영(사회·06)씨는 “2009학년도 예산서에 따르면 건축기금 적립은 480억인데 반해 장학기금은 15억뿐”이라며 현재 건축기금으로 집중돼 있는 기금적립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학교측에서는 경영대 등 건물을 짓기 위한 건축비용 위주로 기금적립을 모을 수밖에 없다는 답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실천단은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새로 적립하는 한 해 기금 총액의 1/3을 장학기금으로 적립하도록 하는 장학기금 적립 쿼터제를 시행할 것을 학교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장학취업팀 관계자는 “매년 경제상황이 변동되기 때문에 기금 비율을 고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매 학기 등록금에 절망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제도는 더욱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돈 없어서 학교 못 다니는’ 학생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순 없다. 높아지는 등록금, 쌓여가는 건축기금과 함께 학생을 위한 장학금 제도에도 학교가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2008학년도 교내·외장학금
 

교내장학금 

교외장학금

단과대

금액(단위,천원)

비율

금액(단위, 천원)

비율

문과대

1,758,086

9%

419,613

3%

상경대

987,179

5%

413,055

3%

경영대

1,406,063

7%

698,528

4%

이과대

1,173,569

6%

1,211,816

8%

공과대

3,627,218

18%

5,414,858

34%

신과대

245,683

1%

47,199

0%

사과대

1,295,345

6%

444,014

3%

법과대

945,963

5%

231,866

1%

음악대

544,479

3%

80,289

0%

생과대

524,114

3%

113,606

1%

교과대

1,453,227

7%

149,171

1%

UIC

1,134,345

6%

146,500

1%

학부대

4,192,890

21%

5,556,660

34%

기타(어학당 등)

1,023,198

5%

1,229,553

8%

합계

20,311,359

100%

16,156,737

100%

권소영 기자 serendipit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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