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라 용산’ 기획단, 용산 추모제 연행자 벌금 모금위한 행사 개최


‘기억하라 용산, 날려라 벌금’ 기획단(아래 기획단)이 지난 22일 학생회관 푸른샘에서 일일주점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30일 용산 참사 관련 불법시위로 불구속 입건됐던 우리대학교 학생 3명의 벌금 350만원을 모으기 위해 마련됐다.

용산 참사 추모식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된 12명의 우리대학교 학생들 중 9명은 무혐의로 풀려났다. 하지만 나머지 3명은 피켓, 깃발 등을 들고 시위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350만원의 벌금형을 받게 됐다. (지난 1614호 「연세춘추」 ‘강제연행 이후 그들은 지금?’기사 참조)

기획단은 강제 연행된 12명을 포함해 약 20여명의 학생들로 꾸려졌다. 공동대표 정지은(영문·08)씨는 “벌금을 모으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주점을 통해 잊혀져가는 용산 참사의 기억을 되새기려 했다”며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운 것은 정부에 의한 참사 현상이 익숙한 풍경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행사에서 성신여대 몸짓패 ‘메이데이’는 용산 참사 유가족을 응원하는 내용의 공연을, 기획단은 민중가요 공연을 펼쳤다. 많은 학생들은 ‘청계천 8가’ 등 민중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민중가요 공연을 한 김대웅(철학·07)씨는 “슬픈 현실이지만 노래만큼은 다같이 부를 수 있는 흥겨운 멜로디의 곡을 골랐다”며 “빨리 기금이 모여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행사에는 100여석의 자리가 가득 채워질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방문했다. 문성권(독문·05)씨는 “추모식같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과 친구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응원이라도 해주러 왔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다양한 공연과 함께 푸른샘 입구에는 용산 참사를 기억하는 시, 사진, 포스터 등도 전시됐다. 또한 기획단은 ‘기억하라 용산’의 글자 모양에 방문한 사람들의 방명록을 적어 용산 참사 유가족에 전달할 계획이다.

벌금형을 받은 3명 중에 한 명이자 기획단 공동대표인 박현승(건축·08)씨는 “중앙운영위원회와 연세대 분회에서 일일주점을 위해 재정적으로 많이 도와주셨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준다는 사실에 감사한다”고 주점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한편, 벌금형을 받은 3명의 학생들은 이번 판결에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 1심은 오는 10월 6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김희민 기자 ziulla@yonsei.ac.kr
사진 구민정 기자 so_coo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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