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18일 제11회 여성제 ‘나의 성은 X다’ 열려



‘젠더? 섹슈얼리티? 성? 나의 진짜 성은 뭘까?’

제11회 여성제 ‘나의 성은 X다’(아래 여성제)가 지난 16일부터 3일간 학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이번 여성제에는 사회적으로 규정된 젠더규범에 억압받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이성애주의와 성별이분법을 비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여성제의 첫날인 지난 16일 중앙도서관 앞 민주광장(아래 민주광장)에서는 개막식이 열렸다. 사회를 맡은 총여학생회장 문김채연(정외·06)씨는 “우리는 여성과 남성이 해야 할 일을 구분짓는 데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는다”며 “이런 고민을 나누기 위해 남성도 여성도 아닌 'X'라는 하나의 존재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문김씨의 발언 이후, ‘이상한 나라의 X’라는 주제로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에서 가면을 쓴 한 학생은 'X'가 돼 사회가 강요하는 젠더에 맞춰 살아가야하는 어려움을 표현했다.  

공연을 본 황혜란(수학·08)씨는 “현수막을 보고 지나가는 길에 들렀는데 공감되는 내용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같은 날 저녁 7시에는 학술정보관 2층 멀티미디어실에서 『3×FTM』이 상영됐다. 지난 2008년 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세 명의 성전환 남성들, FTM(Female To Male)의 성전환 과정과 수술경험, 세 남자의 남성성과 남성으로서의 관계에 대한 성찰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둘째 날인 지난 17일에는 ‘젠더 버블, 젠더 트러블, 젠더 파서블’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소장인 한채윤씨의 강연이 열렸다. 한씨는 최근 성별논란으로 금메달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선수 세메냐의 예를 통해 억압된 성별 규범으로 가득 찬 사회를 비판했다. 한씨는 “인위적인 잣대에 의해 만들어지는 젠더규범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마지막 날에는 ‘X가 되어 춤을!’이라는 제목으로 폐막식이 치러졌다. 비행사, 괴도 루팡 등 자신이 평소 되고 싶었던 모습으로 분장을 한 7명의 학생들은 'X'가 된 소감을 발표하고 다같이 춤을 추며 여성제를 마무리했다.

또한 폐막식 후 노천극장 제2연습실에서는 ‘변신프로젝트! 내 몸에서부터 출발하기-몸으로 하는 연극놀이’라는 제목의 워크샵이 진행됐다.

부총여학생회장 정이명화(사회·06)씨는 “여름 언저리부터 8주 동안 준비한 여성제가 끝나 아쉽다”며 “성별을 이분법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다양한 욕망을 인정하는 사회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민주광장 앞 천막에서는 전시회 ‘안녕, 나는 X라고 해’가 열려 3일 동안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받았다.

김희민 기자 ziulla@yonsei.ac.kr
사진 정석현 기자 remiju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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