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믿음이 되겠습니다. Believe It, Yonsei.” 우리학교 홈페이지를 열면 맨 처음 보이는 이 문구는 세상에 대한 약속이다. 학문을 연구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대학이 세상에 신뢰를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우리대학은 이 약속과 같이 세상에 믿음을 주고 있는가? 세상의 믿음을 얻으려면 먼저 연세인들의 믿음을 회복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한다.

지난해에는 백양로 재조경 및 지하공간을 개발하여 차 없는 백양로를 건설하겠다는 ‘백양로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시작도 하기 전에 사실상 없던 일로 된 것 아닌가 싶다. 시작하기 전에 샴페인부터 터트린 모양새가 되었다. 백양로 프로젝트로 인하여 그 전에 계획되고 자금을 마련해온 후생복지관 증축계획은 보류가 되었다. 종합 체육관 신축계획도 민자 사업으로 사업설명회까지 치렀으나 무산되었다. 당시 종합체육관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900억 원이 넘는 예산계획까지 마련하여 빙구장, 농구장 등 세부 조감도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학내 여론에 떠밀려 최근에는 신축이 아니라 리모델링으로 계획을 변경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많은 연세인들은 시작이 되어 봐야 안다는 심정이다. 체육관은 그동안 신축기공식만 4-5차례 한 기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여름방학동안 학생회관 리모델링이 마무리가 되었고 제2국제학사도 계획대로 내년 초 개원을 목표로 모양새가 갖추어 지고 있다.

새로운 연세의 초석이 될 송도캠퍼스 구축사업은 연세의 역사를 새로 쓰는 중요한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더우드 국제학부의 송도캠퍼스 이전문제는 교육과학부의 행정적 요구사항에 맞추기 위한 이전결정절차가 ‘초치기’에 가까운 양상으로 급하게 진행되었다. 약대설립신청 등을 포함한 송도캠퍼스의 개교에 대한 전략적 계획은 확정이 되어있어야 하고 이에 따른 행정절차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어야 하지 않나 싶다.

학교행정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어야 연세 구성원들에게 믿음을 주고,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서투름과 일방적인 행정으로서는 연세의 미래를 약속하기 어려워 보인다. 송도캠퍼스의 전략은 연세 구성원들에게 먼저 공유되어 신뢰를 얻는 것이 선결과제로 보인다. 실질적인 내용은 아직 진행 중이라 발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구체적인 전략은 알려지고 공유되어야 한다. 송도캠퍼스가 인천과 송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대학의 비전인 5-5-10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도 연구와 교육을 뒷받침할 학교행정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대학은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이는 그만큼 세상에도 약속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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