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언어와 낯선 환경에 놓인 재외국민·외국인 학생들, 제도 개선을 통해 공부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해야

2008학년도 기준으로 우리대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은 총 1천671명. 교환학생과 방문학생 등을 제외한 정규과정 외국인 학생은 284명이다. 이처럼 많은 재외국민 12년과정이수자(아래 재외국민)·외국인 학생들이 제한 없이 정원 외로 선발하는 재외국민·외국인 전형을 통해 우리대학교에 입학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온 세르히(경영계열·09)씨는 “연세대학교는 해외 여러 대학과 교환학생 협정이 많아서 다들 선호한다”며 우리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그러나 입학 당시 높은 선호에도 불구하고 학부과정의 재외국민·외국인 학생들은 부족한 한국어 구사능력으로 인한 어려움과 낯선 한국생활에 상당한 고충을 겪고 있다.

대학적응에 가장 큰 요인은 한국어 구사능력이다. 우리대학교의 한국어 능력 평가기준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한국어능력시험이다. 한국어능력시험은 1급에서 6급으로 자격이 나뉘며 6급이 제일 높은 수준이다. 한국어학당(아래 어학당) 한상미 교무과장은 “6급 수준이 대학교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을 정도의 기본적인 역량을 갖춘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재외국민·외국인 전형으로는 한국어능력시험 5급미만의 학생이라도 상관없이 선발하게 된다. 이후 시험 급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들을 수 있는 학부과정 수업 수강학점에 제한을 두지만 언어 능력이 대학에서 수학하기에 부족하더라도 선발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의 부족한 한국어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학부대학에서는 2009학년도 1학기부터 5급 미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학당과 연계한 ‘한국어능력개발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해 어학당 수업을 필수로 수강하게 했다.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외국인 학생들은 여전히 수업에서 언어상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특화된 과정이 아닌 기존의 어학당 과정에 들어가 대학 수업과는 동떨어진 한국어 교육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몽골에서 온 사요라(경영계열·09)씨는 “어학당의 6급과정을 다 마쳤지만 아직도 수업시간의 문어체적 표현과 교수님의 말을 이해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어학당 임방울 직원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로운 특화된 과정을 신설하기 위해 지난 5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향은 미정으로 남아있다.

어학당의 수업일정이 대학생이 아닌 일반인 중심이기 때문에 학부과정 수업 선택의 제한이 생긴 점도 문제다. 어학당의 정규과정은 오전·오후 수업으로 나뉘며 수강생은 두 과정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오전수업이 아침 9시에서 낮 1시, 오후수업이 낮 1시 40분에서 낮 5시 30분까지 이므로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해도 학부과정에서 수강할 수 있는 과목과 겹치게 된다. 때문에 어학당의 수업을 지각하거나 빠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장학금 기준 역시 외국인 대학생의 실제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대학원생을 대상으로는 등록금의 50%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그러나 학부과정에서는 진리장학금(아래 성적장학금), 자유장학금(아래 가계곤란장학금)의 기준이 한국 학생들과 같다. 기준이 같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은 가계곤란장학금이다. 학부대학 김현상 학사지도교수(학부대·사회과학계열)는 “한국의 소득증빙자료에 준하는 서류를 마련하기가 어렵고 환율에 의한 문제도 존재해서 지급 기준을 명확히 하기가 어렵다”며 “때문에 학부대학에서는 심층면담을 거친 후 지급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실 수혜율과 수혜금액은 한국학생들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생활상의 세세한 부분도 지원이 필요하지만 학생단체 이외에는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는 곳이 적다. 국제처 국제지원팀 위강전 직원은 “한국이라는 낯선 환경에서는 하숙집을 구하거나 한국어로만 안내되는 학사일정을 물어보는 것, 수강신청 방법을 안내받는 등 생활의 모든 것이 어려움으로 다가온다”며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 겪는 어려움이 다양함을 강조했다. 학부대학과 국제처에서 학생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많은 학생에 비해 적은 인원으로 개개인들에 맞춰 도움을 주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동국대의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외국인 서비스센터를 독립기관으로 신설한바 있다.

국내 대학에 유학 오는 외국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대학교도 국제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인바운드 국제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도상의 개선과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김동현 기자 dh7000cc@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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