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콘서트 4일 전 돌연 노천극장 사용불가 통보받아, 학교 측 결정에 찬반 논란 가열돼

지난 6월 21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아래 콘서트)가 총학생회(아래 총학) 주관으로 성공회대 대운동장에서 열렸다.

이날 콘서트에는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학교측의 노천극장 사용불가 조치로 콘서트 장소가 급히 변경되면서 총학과 시민들은 학교측에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당초 총학은 우리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콘서트를 열 계획으로, 6월 초 이를 학교측에 알렸다. 하지만 콘서트가 열리기 4일 전인 지난 6월 17일에야 학교측이 노천극장 사용을 불허함에 따라 콘서트 장소는 성공회대 대운동장으로 급히 변경돼야 했다. 학교측은 “콘서트 다음날인 6월 22일 사법시험 2차 시험이 있으므로 이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이 불가피하다”고 불허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면학 분위기 조성이라는 명목으로 콘서트가 열리지 못했던 6월 21일,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일본 아이돌그룹의 내한공연이 진행돼 일부 학생들과 시민들은 “학교측이 아이돌그룹 공연은 허가하고 추모 콘서트는 불허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는 처사”라며 학교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대외협력처 홍보팀 관계자는 “백주년기념관과 같은 실내 공연장과는 달리, 외부로 개방된 노천극장의 구조상 동일한 공연이라도 발생하는 소음의 정도가 다르다”며 “특히 노천극장은 중앙도서관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므로 수험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학교측은 불허 통보 이후 정문, 동문, 서문의 차량 출입구를 폐쇄하고 경찰측에 교내 시설보호요청을 하는 등의 물리적 조치를 취했다. 이에 총학은 지난 6월 19일 학교측의 불허 조치에 대한 항의로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몇몇 일간지에서도 이와 관련된 비판적 논평을 잇달아 발표했다.

한편, 학교측의 불허 조치의 찬반을 둘러싸고 학생들은 총학 홈페이지에서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작성자  ‘keenchin’은 ‘같은 노천극장에서도 축제 때 연예인들과 즐기는 것은 정당하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것은 안 된다는 학교측의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학교측을 비판했다.

반면 작성자 ‘법대생’은 ‘우리대학교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만 200여명이 넘는다’며‘사시 수험생들이 학교에서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권리도 소중하므로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의태 기자 ysket@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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