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에 1만 명 인파, 행사장소 급작스럽게 변경돼 참가자들 불편겪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아래 행사)가 총학생회(아래 총학) 주관으로 지난 21일 저녁 7시 30분부터 네 시간 동안 성공회대 대운동장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강산에, 신해철, 윤도현 밴드 등 가수 10팀이 무보수로 출연했으며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도 동참했다.

행사에는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밝고 희망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개회사에서 총학생회장 박준홍(경영․05)씨는 “콘서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민주적 시도를 통해 20대의 젊은이들이 민주화의 나약한 방관자가 아니라 민주화를 위한 의미 있는 주체라는 점을 보여 주고 싶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의 선배들이 그랬듯 전국의 20대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했던 원칙과 소신이라는 민주적 풍토를 만들어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 중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회고사를 읊었다. 유 전 장관은 “고 노무현 대통령은 반칙과 부당한 특권 없이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분”이라며 “지금은 고인의 삶과 죽음을 평가하기보다는 우리의 기억을 가다듬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이어 “상식 통하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던 인간 노무현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오형여(30)씨는 “고인을 생각하면 그 슬픔을 헤아릴 수 없지만 오늘 행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추구했던 ‘사람 사는 세상’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한편 노천극장에서 열리기도 돼 있던 당초 계획과 달리, 행사 장소가 성공회대 대운동장으로 급히 바뀐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총학은 일주일 전 노천극장 사용을 학교 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총무처는 지난 19일 아침 사법고시 2차 시험을 위한 면학분위기 조성과 콘서트 이후 청소문제를 이유로 갑자기 노천극장 사용을 불허했다. 결국 행사 장소는 성공회대 대운동장으로 변경됐고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에대해 총학생회장 박씨는 “부득이 콘서트 장소를 옮기게 돼 아쉽다”며 “하지만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학습권도 존중돼야 하기에 학교 측의 의견을 수렴하게 됐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가한 김민지(24)씨는 “연세대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추모콘서트가 갑자기 장소를 옮기게 된 점과 연세대학교와 연세대 학생들이 이번 콘서트의 의미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김의태 기자 ysket@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