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회서 유소연 선수 우승, 최혜용 선수 준우승 차지해

‘동갑내기 연세인의 골프여제를 향한 혈투’

지난 5월 24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파72·6천31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orea Ladies Professional Golf Association, KLPGA) 투어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아홉차례의 연장전 끝에 우리대학교 유소연 선수(체교·09)가 동갑내기 최혜용 선수(체교·09)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두 선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라이벌로 불려왔고 지금은 똑같이 우리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재학 중이다. 또한 함께 국가대표로도 발탁돼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2008년 함께 프로로 데뷔한 두 선수는 시즌 막판까지 신인왕 경쟁을 벌였으나, 신인왕 타이틀은 최 선수에게 돌아갔다.

아쉬움을 간직한 채 시즌에 임했던 유 선수는 이번 우승으로 작년 신인왕 타이틀을 놓친 한풀이를 제대로 했다. 반면 최 선수는 지난해 결승에서 김보경 선수에게 패했던 것에 이어 2009년에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두 선수의 결승전은 그야말로 ‘혈투’였다. 결승전 18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에 돌입하더니, 아홉 번째 홀이 돼서야 승부가 결판났다. 유 선수는 막판에 3M짜리 버디 퍼팅를 성공시켰으나 최 선수는 비슷한 거리의 버디 퍼팅을 놓쳐 준우승에 머물었다.

우승 직후 유 선수는「헤럴드 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홀들을 마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우승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지난해 신인왕을 내줘 오늘만은 지기 싫었기 때문에 더 독하게 친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체육위원회 김갑종 부장은 “신입생들이 입학하자마자 이처럼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내 기쁘다”며 “일곱 시간에 걸쳐 연장전을 치른 두 선수 모두 수고했다”고 말했다.

우승을 차지한 유 선수는 지난 2008년 시즌 첫 대회였던 ‘스포츠서울 김영주골프 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프로 통산 두 번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유 선수는 ‘유망주’라는 닉네임 대신 ‘매치 플레이 여왕’이란 닉네임을 얻었다. 동시에 국내 여자 프로골프 팬들 사이에서도 앞으로 주목할 만한 선수로 인정받게 됐다. 또한 최 선수도 이번 대회를 통해 근성이 없다는 지금까지의 평을 극복하고 끈질긴 승부를 벌여 골프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앞으로 두 선수가 국내 프로 골프 무대에서 펼칠 활약이 기대된다.

*매치 플레이: 골프에서 1홀마다 승자와 패자를 정하고, 이긴 홀의 수와 진 홀의 많고 적음으로 승패를 겨루는 경기 방법

이종호 기자 phillie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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