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로 ‘자살방조설’ 확산

김동길 명예교수(우리대학교·서양사)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이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중앙도서관(아래 중도) 앞에 대자보를 게시하고 우리대학교 홈페이지 자유토론방에 김 교수의 명예교수직 박탈을 청원하는 등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15일 김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 ‘김동길의 Freedom Watch’에 글을 게재해 ‘노무현 씨의 도덕적인 과오는 바로잡을 길이 없다’며 ‘국민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자살을 하거나 아니면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가서 복역하는 수밖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이 게시물이 논란이 되면서 “김 교수가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을 부추긴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5월 24일에는 우리대학교 홈페이지 자유토론방에 ‘김동길 교수 자살 발언문제’라는 글이 게시됐다. 학생들은 이 글에 답글을 달며 김 교수의 발언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작성자 ‘최연주’는 ‘명예교수라면 그에 걸맞은 발언과 행동을 해야하는 게 아닌가’라며 ‘그나마 있던 존경심마저 사라졌다’고 김 교수의 명예교수직 박탈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5월 26일 중도에는 ‘백룡’이라는 가명으로 ‘자살 권하는 사회를 만드시는 김동길 교수님께’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자보에서 작성자는 ‘김 교수의 발언은 사회적 지위를 망각한 경솔한 발언’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은 면하기 어려운 사실이다’라고 김 교수의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교수에 대한 학생들의 격앙된 반응에 우려를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 아무개(전기전자·05)씨는 “경솔한 발언이라는 것은 동감하지만 자살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은 억지스럽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 같이 김 교수의 ‘자살방조설’이 확산되자, 김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금은 할 말이 없습니다’라는 해명성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글에서 김 교수는 ‘앞으로도 마땅히 내가 해야 할 말을 하다가 폭도들의 손에 매 맞아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이 비극의 책임은 노씨 자신에게 있다’고 스스로를 옹호했다.

한편, 김 교수는 지난 5월 28일 ‘심지어 단 한번 있었던 국장도, 이번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처럼 거창하고 요란하지는 않았다’며 국민장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등 무수한 비난에도 여전히 기존의 태도를 계속 고수하고 있다.

김슬아 기자 howge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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