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추모제 참가학생 3명, 불구속 입건돼 약식기소된 상태

지난 4월 30일 불법집회의 혐의로 구금된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대학생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 소속 12명의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구금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중 3명은 현재 불구속 입건된 상태로 약식기소 절차를 밟고 있어 벌금형이 확정되면 전과 기록이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 4구역에서 열린 용산참사 추모식(아래 추모식)에 참석한 학생들은 인도로 이동하던 중 경찰에 의해 기습적으로 연행됐다.

이들은 유치장에 32시간 동안 구금됐고, 다음날이 돼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중 3명은 약식기소라는 처벌을 받게 됐다.(1611호 「연세춘추」 1면 참고)

경찰 측은 연행된 학생들 중 일부가 시위를 선동했다는 것을 근거로 이들을 약식기소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들이 플래카드와 깃발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시위를 선동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현승(건축·08)씨는 “깃발을 들게 된 것은 집회 참가자들의 역할을 분담하자는 차원이었다”라며 “경찰이 연행의 근거를 합리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것은 경찰의 조처가 그만큼 부당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연행된 학생들을 상대로 위협적이고 모욕적인 심문을 하는 등 인권 침해의 소지가 될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원(사학·07)씨는 “유치장에 있을 때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무엇보다도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보려는 순수한 의도는 사장당한 채 전과 기록만 남아 부모님께 폐를 끼칠 것 같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구금이 풀린 뒤 촛불집회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는데 줄지어 있는 전경차를 보고 나도 모르게 두려웠다”는 박씨의 말처럼, 몇몇 학생들은 구금경험의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박씨는 “약식기소까지 당한 상황에서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 때문에 사회적 부조리에 순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문과대 학생회장 정다혜(사학·06)씨는 “그 당시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용산 추모식을 마치고 평화적으로 이동 중이었다”며 “경찰의 부당한 조처로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힘든 상황을 맞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무악대동제 기간 동안 열린 ‘비정규노동문제해결을 위한 노동자·학생 연대 장터’ 수익금의 일부는 약식기소된 학생들의 벌금 마련에 보태질 예정이다.

김의태 기자 ysket@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