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계열 학생보다 220만원을 더 내지만 실제 실험실습비는 18만원에 불과해

“잃어버린 160만원을 찾아서”

지난 18일부터 공과대 학생회를 중심으로 이공계 단과대 등록금에 포함된 실험실습비 내역의 공개를 요구하는 운동이 진행됐다. 이들은 “학교는 실험실습비를 이유로 공대생에게 인문계열 학생보다 등록금을 더 낼 것을 요구하지만 정작 그 근거는 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험 비용 △컴퓨터 및 시설 이용비 △학생 학술활동 지원비로 구성된 실험실습비는 이공계 단과대 등록금에만 부과된다. 때문에 이공계 단과대 소속 학생은 매 학기 인문·사회계열 단과대 소속 학생보다 더 많은 등록금을 내고 있으며, 현재 그 차액은 220만원(1년 기준)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4월 학교가 제시한 2007년 실험실습비 사용내역을 근거로 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정산한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실험실습비는 약 18만원이다. 또한 우리대학교 2009년 자금예산서를 바탕으로 전자현미경사용액 및 전산실습비 등 공과대에서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고려해도 학생 개인 당 1년간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약 30만원에 불과하다.

학생회 측은 특히 2009학년도 1학기 이전까지 학과 사무실 직원의 인건비로 책정된 비용이 전체 실험실습비의 40%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학생회는 총학생회를 통해 학교 측에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학교 측은 “모두가 합의할 수 있을 정도로 소통 위해서는 자료가 준비돼야 한다”며 “자료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과대 학생회장 권지웅(기계·07)씨는 “학교가 등록금 차등 책정을 실시한 지 20년째임에도 이에 대한 근거자료가 없다는 것 자체를 납득하기 힘들다”며 “자료를 지금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학생회의 문제제기에 대해 공과대 학생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남아무개(기계·07)씨는 “고학년의 경우 한과목 당 한학기의 두세 번 정도, 약 10분씩 실험이 진행돼 실험도 거의 없다”며 “1학년 실험 때 사용했던 기구 역시 과학고를 다녔던 학생들의 경우 고등학교에 있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원종혁(건축도시공학부·09)씨 역시 “핵심 물리, 핵심 화학을 듣는 학생들은 실험을 전혀 하지 않으며 화학과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 정도 두시간씩 진행되는 실험에서 비커나 시약 정도를 사용할 뿐”이라며 터무니없이 비싼 실험실습비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김규민 기자 memyself_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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