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DVD, 제작설비 고루 갖춘 열린 미디어센터 오재미동을 찾다

“예술 잡지를 마음껏 볼 수 있는 곳이 어디 없을까? 대중성보다는 작품성 있는 영화의 DVD를 구하고 싶은데….”

충무로에 위치한 영상문화시설 ‘오재미동’은 이런 바람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다양한 영상예술 관련 서적과 영상물을 무료로 골라볼 수 있고, 영상제작기기와 편집실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오재미동의 벽 한편을 가득 채운 예술서적은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만 하면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권당 5만원이 넘는 디자인, 건축, 사진에 관련된 해외 잡지뿐 아니라 영상제작기술에 대한 전문 서적도 구비돼 있다. 오재미동 최진화 직원은 “1990년대 초의 잡지까지 소장하고 있어 특정 시기의 자료를 찾을 때 유용하다”며 “도서의 외부 반출은 불가능하지만 원하는 자료는 스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오재미동에는 도서보다 DVD를 찾아 오는 방문객이 더 많은 편이다. 대중적인 영화는 물론이고 구하기 어려운 작품들까지 상당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희귀한 해외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흥미로운 자료들을 구해 놓았다. 낯설게 느껴지는 작품들일지라도 영화에 조예가 깊은 단골회원이 매달 추천 DVD를 선정해 감상평을 써놓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40인치 PDP와 60인치 빔 프로젝터 등의 시설은 쾌적한 감상을 돕는다.

이용자들은 카메라, 조명장비, 음향장비 등을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저렴하게 빌릴 수도 있다. 카메라의 대여료는 1일 2만 5천원으로 6만원 이상은 줘야하는 일반 대여관에 비해 훨씬 싸다. 영상편집실을 이용하려면 하루 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된다. 최 직원은 “1년에 4번 지원팀을 선정해 기획, 시나리오작성, 촬영·편집까지 도와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번 칸영화제 학생경쟁부문에 초청된 임경동 감독의『경적』은 우리 지원을 받은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곳을 찾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배두리씨는 “단편 영화를 찍기 위한 카메라가 필요해서 왔는데, 값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영상예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특별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오재미동은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한다. 최 직원은 “고등학교 미디어 수업, 대학동아리 영상물제작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다”고 전했다.

오재미동은 회원들과 외부 지원단체의 관심으로 더 알차게 꾸려지고 있다. 단골 회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http://cafe.naver.com/ohzemidong)에서 관심분야에 대해 정보를 교류하고 외부 영화제나 전시회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서울영상위원회의 지원으로 매달 한 번 이상 시사회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문의: 오재미동((02)777-0421, http://www.ohzemidong.co.kr) 충무로역 3번 출구 충무빌딩 2층.

양준영 기자 stellar@yonsei.adc.kr

자료사진 오재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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