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통신의 경계를 허물 ‘뉴미디어’ IPTV

‘쿡’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 ‘쿡’의 정체는 바로 인터넷, 집전화, 인터넷전화, IPTV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 통신사의 인터넷 종합서비스다. 다른 건 다 알겠는데, IPTV가 뭐지? 새로운 세상의 낯선 매체, IPTV는 요즘 미디어계의 화두다.

IPTV의 시대가 열렸다!


TV, 인터넷을 만나다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와 방송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이다. 단순히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차원을 넘어 컴퓨터의 주요 기능인 △인터넷검색 △인터넷뱅킹 △쇼핑 △메신저 등을 TV를 통해 이용할 수 있게 해주니, 한마디로 ‘TV로 컴퓨터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방송콘텐츠는 최신 프로그램은 유료, 그리고 다음회가 나오면 이전 회는 무료가 되는 식으로 제공된다.

쌍방향 통신, 무제한 채널 - IPTV의 매력

IPTV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기존의 TV와 달리 시청자의 능동성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시청자는 더 이상 방송이 나오는 시간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지 않고,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실시간으로 시청평을 하는 ‘능동적인’ 시청자로 변신한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위치에서 촬영한 스포츠 경기를 이용자가 원하는 위치를 선택해 시청하거나 드라마의 다양한 결말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영화를 내 맘대로 골라보는 것도 가능하다. KT의 경우 칸 영화제 기간 동안 자사 IPTV서비스 QOOK TV에서 특별 상영관을 마련하고, 역대 칸 영화제 수상작들과 함께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감독들의 대표작들을 특별 편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채널의 제한이 없고 고화질 영상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IPTV의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지상파와 케이블TV는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과 케이블 선의 분배에 따라 채널 개수가 제한된다. 그러나 IPTV는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멀티캐스트’ 방식*을 사용해 이론적으로 무제한의 채널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케이블과 위성이 주파수 자원의 한계로 인해 고화질 채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반해 IPTV는 채널수의 제한이 없어 고화질의 방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IPTV는 케이블과 위성에 비해 보다 완전한 통신방송 융합형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요금경쟁력 측면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OT SPOT! IPTV시장

이렇듯 다양한 가능성 때문에 여러 통신사업자들이 IPTV시장에 뛰어들어 시청자들의 ‘초심’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KT 메가TV와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SK 브로드밴드 등이다. 반면 IPTV 서비스가 상용화됨에 따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케이블과 위성방송업계는 방송통신시장에서 설자리를 잃게 될까 걱정하고 있다.

대학들도 IPTV를 도입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지난 2008년 9월부터 캠퍼스 내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한 IPTV서비스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자체 제작한 동영상, 교육콘텐츠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숙명여대 정은혜(교육·07)씨는 “엘리베이터 안이나 학생식당 곳곳에 TV가 설치돼 있어 따로 인터넷에서 찾아보지 않아도 공지사항이나 행사 등을 알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의 경우 학술정보원에 IPTV가 설치돼 있지만 청경관이나 학생식당에 설치된 TV에는 아직 도입돼 있지 않다. 연세교육방송국 영상PD 구은비(08‧불문)씨는 “우리대학교의 방송은 생활협동조합에서 주관하고 있어 새로운 매체의 도입 여부도 생협측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IPTV가 도입된다면 편리해질 것 같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문제는 ‘콘텐츠’다

하지만 이미 상용화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정에 IPTV를 설치했지만 거창한 홍보와는 달리 부실한 콘텐츠에 실망감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 정부가 발표한 ‘IPTV의 도입을 통해 교육콘텐츠를 공급하고 사교육비를 줄여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계획 역시 회의적이다.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김성화(45)씨는 “집에 IPTV를 설치했는데 홍보와는 달리 교육적인 콘텐츠가 많이 없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IPTV의 가장 큰 이점이 프로그램의 다양성인 만큼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느냐가 IPTV 성공의 열쇠인 것이다.

IPTV가 상용화 되면서 ‘시청자 주권’과 ‘방송의 공익성’ 보호에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인터넷과 결합하긴 했지만 여전히 IPTV는 방송이다. IPTV가 도입되면서 기존의 방송법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이 대신한다. 이 법안에 시청자의 권익보호에 대한 내용이 약화돼 있어 자칫 시청자의 권익이 무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된다. 민중언론연합 참세상(http://www.newscham.net)에서는 시청자 권익과 공공의 IPTV를 위한 운동을 벌이며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의 중개인, 매체(Media). 정보통신이 발달함에 따라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매체간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미디어 융합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서있는 ‘뉴미디어’ IPTV의 귀추가 주목된다.

* 멀티캐스트 방식: 인터넷에서 같은 내용의 데이터를 여러 명의 특정한 그룹의 수신자들에게 동시에 전송하는 방식을 말한다. 

 송은지 기자 lifeholic@yonsei.ac.kr

일러스트레이션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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