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콜택시, 여성전용택시 등 승객안전을 위한 다양한 방법 모색 중

지난 2007년 8월, 홍대 앞 여성회사원 납치·살인사건에 택시가 이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로도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승객을 택시기사가 강도·성폭행 했다는 내용이 신문의 사회면에 등장하고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택시기사가 지목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여성들에게 택시는 더 이상 안전한 교통수단이 아니게 됐다.

이지혜(법학·06)씨는 “택시에서 범죄가 일어났다는 뉴스를 종종 접해 밤에 택시 타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송하나(법학·04휴학)씨도 “밤에 택시를 이용할 경우 만약을 대비해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택시번호를 문자로 보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정적인 택시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서울시는 2007년 12월,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바로 ‘여행(女幸)프로젝트: 여성이 행복한 서울 만들기’의 일환인 ‘안심귀가서비스(아래 안심귀가)’가 그것이다. 안심귀가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여성이 콜택시를 이용할 경우 상담원이 문자로 탑승 장소, 시간, 차량번호 등을 가족이나 지정인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다.

서울시청 브랜드콜택시 담당자 정도훈씨는 “여성승객과 남성승객 모두 이용가능하다”며 “2007년 12월에 시작돼 총 7만 5천여 명의 여성이 서비스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2006년에 시행했던 ‘그린안심서비스(아래 그린안심)’보다 훨씬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며 “2009년에만 이용건수가 벌써 2만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그린안심은 유리창에 붙어있는 그린스티커의 고유번호를 승객이 직접 입력해 전송하는 서비스였으나 이용실적이 저조해 폐지됐고, 보완과정을 거쳐 안심귀가가 제안됐다. 서울시는 나비콜과 친절콜 등 5개의 택시브랜드를 지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국이나 러시아의 경우 ‘핑크택시’라고 불리는 분홍색의 여성전용택시가 거리를 누빈다. 운전 역시 여성기사가 하며 여성들을 위한 잡지가 배치돼 있는 등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 여성의 안전을 위해 도입됐고, 최근엔 중국과 레바논에도 핑크택시가 등장했다.

국내에도 여성전용택시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8년 10월, 행정안전부가 일상생활 속의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모색하기 위해 벌인 ‘생활공감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여성전용택시 도입’이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제도화를 시키기에는 미흡한 부분도 눈에 띈다. 서울시 전체 택시기사 9만 1천여 명 중 여성운전자는 830명으로 1%도 되지 않고 특히 브랜드 콜택시의 경우엔 여성운전자가 350명 정도에 그친다. 서울시내에서 개인택시를 운영 중인 장대윤씨는 “여성이 운전하고 여성이 타면 좋겠지만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이 힘들기 때문에 보통 여성 기사들은 단시간 영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택시기사 장씨는 “한 예로 서울역 앞에 택시가 일렬로 기다리는데 중간에 있는 여성전용택시를 골라 타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도로 구조상의 문제로 아직까진 시기상조”라고 뜻을 밝혔다. 오혜진(식품영양·08)씨도 “범죄 위험률이 감소할 순 있겠지만 여성전용택시가 완전한 대안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이어 인천시도 브랜드 콜택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직까진 콜택시의 수가 많지 않지만 1천원 이하의 콜 요금을 더 내면 언제 어느 곳에서든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점차 수요와 공급 모두 늘어날 전망이다. 택시가 언제든지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빠르고 안전한 시민들의 발이 될 날을 기대해 본다.

유수진 기자 ussu@yonsei.ac.kr

일러스트레이션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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