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면 기획 '택시', 경차택시도입에 대한 갈리는 입장

대학생들과 택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백양로 삼거리에서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탄 택시가 오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국토해양부는 6월부터 서울시의 택시 기본요금을 종전 1천900원에서 2천500원으로 대폭 상승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엄운용(독문·07휴학)씨는 “현재 금액도 부담스러운데 더 오른다니 걱정이다”며 “택시사용을 최대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서울시에서는 1천cc 이하의 차종을 허용하는 ‘경차택시’를 운영할 예정이다. 경차택시가 상용화 된다면, 종전 요금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2천원 선에서 기본요금이 책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은 일반택시에 비해 요금이 저렴한 경차택시가 승객의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김준우(22)씨는 “이 정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일 것이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차택시 도입은 가격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택시회사 측은 이를 크게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택시로 경차를 사용하게 되면 차체의 수명이 짧아 차랑교체가 잦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택시회사로서는 경차가 연비가 좋다 해도, 차량 교체 비용 때문에 현재에 비해 오히려 손해가 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뿐 아니라 7년간 서울시에서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홍진호(49)씨는 “에어컨도 맘대로 못 틀 것”이라며 “택시운전도 고객에게 편안함을 주는 서비스업인데, 경차는 정말 아니다”며 이번 정책을 비판했다. 경차의 승차감과 차량 크기 등이 택시의 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차택시를 도입했을 시 생기는 수입의 분배 문제 역시 이들이 경차택시를 반대하는 이유다. 홍씨는 “더 값싸고 연비 좋은 경차로 바꾼다고 그 수익이 우리한테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 피를 보는 것은 가뜩이나 힘든 택시기사들”이라고 말했다.

택시 이용자층에서도 이번 정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에 있다. 국토해양부 신차안전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 경차인 기아자동차의 ‘모닝’은 지난 해 정면충돌실험에서 같은 회사의 중형 세단에 비해 4배가량 중상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현(22)씨는 “500원 아끼자고 생명을 담보로 걸지는 않겠다”며 일반 택시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 전부터 말이 많은 경차 택시 허용정책. 정책의 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에어백 의무화, 정기적인 차체 안전검사 필수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장기원 기자 iahungry@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